[안나세나] 잠들지 않는 7일의 저택 세션카드
준비가 되셨다면~
모든 정리를 마친 세라피나는 한적해진 2층 복도를 걸어갑니다.
댁의 주인어른과 부인, 다른 식구들은 런던에 용무가 있어 한동안은 이 깊은 숲속 저택에 돌아오지 않을 예정이고, 저택에 남은 하나뿐인 막내 아가씨는…
침대 밑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느니, 꿈에 괴물이 나온다느니, 잠자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느니, 온갖 핑계를 들어가며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저 아가씨 말이에요.
이미 3일째 꼴딱 샌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이유로 저렇게 고집을 부리는 걸까요. 먼 발치에서 보이는 안나는 이 저택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 메이드와 실랑이를 벌이며 자신의 방문 앞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보수가 월등히 많은 탓에 이 깊은 숲 속까지 들어와 저 막무가내 아가씨의 어리광을 몇 년 째 받아주고는 있지만, 이젠 정말 관둘 때가 된 것인지…
세라피나가 어이없는 광경에 잠시 고뇌를 하고 있으면, 신입 메이드가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세라피나를 쳐다봅니다.
세라피나라고 별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나마 다른 사용인에 비해 안나는 세라피나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니까요.
세라피나는 저 막무가내 아가씨의 곁으로 향합니다.
세라피나가 안나를 가까이에서 쳐다보면 안나는 단호하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세라피나: 제가 옆에서 자장가도 불러드릴텐데요? (초롱초롱 눈~)
안나: (초롱초롱 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안 잔다고 했잖아.
안 잘 거니까 자장가도 필요 없어. (시선은 계속 마주치지 않는다.)
세라피나: 토닥토닥도요? (계속 초롱초롱 눈으로 바라보며) 쓰담쓰담도 해드릴 수 있는데~
안나: (토닥토닥과 쓰담쓰담이라는 말에 시선을 슬슬슬 당신 쪽으로 옮겼다가 아차! 하며 다시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안 잔다니까? 잠을 자지 않을 거니까 그런 건 필요 없어.
세라피나: 그러면 일단 편하게라도 계시는 건 어때요? 이 불쌍한 신입 메이드의 얼굴...말고 제 얼굴을 봐서라도 얌전히 누우세요~(설득! 해봅니다)
설득
기준치:
30 /15 /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안나: (제 얼굴을 봐서라도 누우라는 말에 당신의 얼굴을 보았다.
너무… 예쁘다… 마음이 약해지는 기분…) 세나의 얼굴을 봐서 딱 눕기까지만 할게. 하지만 잠은 안 잘 거야. 억지로 재우려고 하지 마. (주섬주섬 침대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세라피나: 그럼요~ 억지로 자라 그러면 안 주무실 거 알아요. 토닥토닥만 해드릴게요~ (이불을 꼭꼭 덮어드리고 의자를 가져와서 옆에 앉아서 토닥토닥 해준다.) 자~ 토닥토닥~
안나: (당신의 토닥임을 받으면서도 잘 생각만큼은 눈곱만큼도 없는지 눈을 부릅 뜨고서 침대 위의 천장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세라피나:
지능
기준치:
65 /32 /13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이럴 때 아가씨는 어떻게 해드려야 잠을 잘 주무셨었죠?
아가씨에게 유도심문(?)을 해보는 수밖에는 없겠군요!
세라피나: (고집불통 아가씨 쳐다보기..) 토닥토닥이랑 쓰담쓰담 말고 따뜻한 우유는 어떠세요? 따끈한걸 먹으면 몸이 포근해질텐데~
세라피나: (까탈쟁이 아가씨로 생각을 바꿔야겠다...) 그럼 심심하지 않게 벽난로 켜드릴까요? 타닥타닥 소리를 들으면 밤을 지새는동안 심심하지 않을거예요~
안나: 타닥타닥 소리가 나면 정신 사나울 것 같아. (단호!)
세라피나: (고집불통 까탈쟁이 아가씨...) 그럼 동화책은 어떠세요? 아래서 하나 가져올까요?원하시면 제가 읽어드릴게요!
안나: (동화책이라는 말에 순간 눈이
반짝 빛났다.) 책…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건지 빛나는 눈을 숨기지 못하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눈을 부릅 떴다.) …됐어. 필요 없다고 했잖아! (툴툴)
안나 아가씨는 평소에 동화나 시를 읽어주면 잠을 잘 잤었죠!
물론 동화를 읽어줬던 건 몇 년 전이라, 이제는 다 컸다며 진저리 칠 게 뻔하지만요.
[서재]로 가면 아가씨에게 읽어드릴 책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라피나: 그럼 제가 옆에서 읽고만 있을게요~ (일어나서 슬쩍 방문으로 다가가며) 조금만 기다리시면 얼른 돌아오겠습니다. (호다닥 서재로 뛰쳐나간다!)
서재의 문을 열면, 벽면을 가득 채운 어마어마한 크기의 책장과 수많은 책들이 먼저 눈에 띕니다.
창밖은 이미 어둑해져 있으며, 고급 진 책상 위에는 여러 문서와 필기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습니다.
세라피나는 [창문/책상/책장]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세라피나: 무슨 책을 좋아하셨더라... (열심히 생각해보며
책장 에 다가가 구경합니다.)
온갖 장르의 책들이 꽂혀있는 거대하고 고급스러운 목재 책장입니다.
얼마나 큰지, 책을 꺼내기 위한 간이 사다리까지 구석에 놓여있을 정도입니다.
분명 안나가 예전에 읽던 동화책들도 어딘가에 꽂혀있을 텐데 말이에요.
세라피나: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지루한 책이 있을 것 같은데~ (눈 부릅뜨고 책장 샅샅이 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엄마 거위가 아기 거위들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표지의 책을 발견합니다.
책의 제목은 '마더구스(mother goose)'입니다.
자장가나 짧은 동화가 여러 편 실려있는 책입니다.
세라피나가 책장을 넘기다 보면, 눈에 띄는 동요를 하나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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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DOUT ·· Baby, baby, naughty baby ━━━━━━━━━━━━━━━━━─ 아가, 아가, 나쁜 아가, 조용히 해, 요 시끄러운 것아. 지금 좀 조용히 해. 아님, 보나파르트가 이 길로 지나갈 거야. 아가, 아가, 그는 거인이야. 루앙의 철탑처럼 거대하고 시커멓지. 그는 그 철탑을 의지하여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지. 나쁜 사람들을 매일 잡아먹지. 아가, 아가, 네 소리를 들으면 그가 집으로 뛰어와서 고양이가 쥐를 찢어 죽이듯이. 단번에 사지를 찢어 널 죽일 거야. 그리고 널 마구 때리고 또 때릴 거야. 곤죽이 될 때까지 때릴 거야. 한 조각씩 물어 뜯어서. 그리곤 널 계속 먹어 치울 거야.
…이런 걸 자장가라고 들려줘도 될까요, 보나 마나 무섭다고 호들갑을 떨며 더 잠들지 않을 게 뻔합니다.
세라피나: 이런 정서 교육에 안 좋을 책이 왜 있지... (책장 더 넘겨서 멀쩡해보이는게 있는지 찾아봅니다..)
책장을 넘겨보면 뒷장에서 평범하고 아기자기한 노래 가사를 발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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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피나: (나중에 몰래 이상한 페이지 다 뜯어놔야겠다고 생각하며... 쇽샥 챙기고 창문 봅니다!)
늦은 저녁도 저녁이지만, 창밖은 짙은 안개가 끼어 앞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며칠 간은 밤낮없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심한 것 같은데…
이 정도의 안개는 이 저택에서 일하게 된 이래로 처음인 것 같죠?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가 안개 사이에서 놀겠다고 나가셨다가 길을 잃지 않게 해주세요.. (잠깐 기도하고
책상 봅니다! 가위가 있다면 이상한 페이지를 찢어놓고 말겠어요.)
책상 서랍은 굳게 닫혀있고, 책상 위에는 각종 문서와 서신이 수없이 쌓여있으나 깔끔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자세히 보면 문서가 제대로 분류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리해두지 않으면 담당 사용인이 크게 혼날 게 뻔하니, 선심을 베풀어 세라피나가 정리해 줍시다.
세라피나: 우와~ 야근이다~ (책을 옆에 살포시 내려놓고... 쇽쇽샥샥 살펴보고 분류합니다... 누군진 몰라도 간식을 뺏어먹겠어.)
세라피나:
자료조사
기준치:
70 /35 /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라피나는 어디에도 분류해 놓기 어려운 이질적인 문서 세 장을 발견합니다.
깔끔한 고딕체의 영문 계약서인 것 같은데, 내용이 많이 손상되어 무엇에 대한 계약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밑에 아가씨의 삐뚤빼뚤한 이름과 서명이 있네요.
어린 아가씨가 계약서에 서명을 할 일이 대체 뭐가 있을까요?
안나의 것 외에도, 두 개의 이름과 서명이 더 적혀 있습니다.
하나는 주인어른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사람의 것입니다.
세라피나는 기본적으로 이 집안 사람들과 연이 있거나 친한 가문의 성 정도는 외우고 있을 터인데…
딱히 주인어른의 지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소한 이름입니다.
후견인, 친권자, 관계 증명 등의 딱딱한 단어가 이어집니다.
세라피나:
교육
기준치:
55 /27 /11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머리 붙잡고... 다시 쳐다봅니다!)
교육
기준치:
55 /27 /11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세라피나가 비틀거리며 책상을 짚자 정리한 문서들이 와르르 쏟아집니다…
세라피나: 꺄아아악 내가 간식 뺏으려고 정리한 문서가!! (비명 잠깐 지르고... 주섬주섬 치웁니다..) 이래서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고... (중얼중얼...)
몸을 숙여 떨어뜨린 문서들을 정리하다 보면, 굳게 닫힌 [책상 서랍]이 눈에 띕니다.
세라피나: (정리하던 문서들 책상 위에 놔두고...) 가위가 있으려나? 있겠지? 칼이라도 있겠지? (누가 오진 않나 쇽쇽 둘러보고 서랍 열기~)
몇 가지 개인적인 서신은 책상 서랍에 넣어두는 게 좋을 텐데, 웬일인지 책상 서랍은 굳게 잠겨있습니다.
평소에 번거롭다며 서랍장을 잠그지 않는 분인데 말이에요…
세라피나:
운
기준치:
65 /32 /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라피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열쇠를 발견합니다.
세라피나: 또... 누군가가 나에게 간식을 주려나봐... (열쇠 주워서 호닥 엽니다!)
서랍 안에는 주인어른의 것으로 추정되는, 처음 보는 [수첩]이 놓여있습니다.
세라피나: (묘~한 표정으로 열어봅니다~ 궁금한건 참지 못해~)
세라피나가 수첩을 열어보면, 주인어른이 썼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지저분한 필체의 라틴어와 기괴하고 기하학적인 원 모양, 출처를 알 수 없는 붉은 얼룩이 가득합니다.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고로 영국의 신사이자 지식인이라면 라틴어에 능해야 하는 법이니…
주인 어른이 수첩에 라틴어로 쓰셨다고 해도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쓰여있는 모양새가 너무도 섬뜩합니다.
역시 많은 부분이 손상되어 읽기도 힘들 뿐더러, 왼쪽에 이 원은 대체 무엇일까요?
세라피나:
외국어(라틴어) Roll
기준치:
1 /0 /0
굴림:
19
판정결과:
실패
하지만 어찌 되었든 귀족 저택 사용인의 덕목이라면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입니다.
이것이 무엇이든 못 본 척, 서랍을 닫는 게 좋겠네요.
세라피나: 꼬부랑 언어란... (얌전히 수첩 덮고 서랍 닫습니다. 미국인 서러워~)
(아가씨한테 책이나 읽어주러... 갑니다...)
세라피나는 안나에게 읽어줄 책을 들고 다시 안나의 방으로 향합니다.
먼지 하나 없는 계단을 밟고 방으로 내려가다보면…
기본적으로 항상 쓸고 닦아 과하게 광이 나는 저택이지만, 최근 며칠 새에 저택의 구석구석이 눈에 띄게 낡아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세라피나:
관찰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세라피나는 계단 벽에 붙어있는 초상화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그림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종이의 빛이 바래 누렇게 뜨고, 물감이 덩어리 져 그림의 상당 부분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세라피나: (눈 비비기...) 이상한 저택이야.
이상한 초상화를 뒤로 하고 계단을 내려와 안나의 방문을 열면 안나는 여전히 뜬 눈으로 세라피나를 맞이합니다.
세라피나: 아가씨가 보던 책을 찾느라 늦었어요~ 오는 길에 창 밖을 보니까 안개가 많이 끼었던데 나가서 길 잃으시면 안돼요? (얌전히 옆에 앉아서 책을 펼치며...) 반짝반짝 작은 별 불러드릴까요?
안나: 난 어린 애가 아닌 걸? 밖에 나가서 길을 잃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않아! (12살 꼬마 아가씨가 말했다.)
그리고 자장가는 필요 없다고 했잖아. 왜 불러준다고 하는 거야? (입술을 비죽거린다.)
예상대로 안나는 투덜거리지만, 별수 없습니다.
세라피나: 그럼 이제 굿나잇 키스도 필요없는 숙녀 아가씨가 되신건가요~? 아쉽네~ (투덜거림을 무시하고~ 반짝반짝 작은 별을 부릅니다.) 반짝반짝 작은별~
세라피나가 약간의 흥얼거림을 섞어가며 안나에게 동요를 불러주면, 안나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도 은근슬쩍 귀를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세라피나: (바보꼬마아가씨...라고 생각하며 계속계속 불러줍니다...)
세라피나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도 여전히 안나는 잠에 들지 않습니다.
점차 밤은 깊어가고, 오히려 세라피나의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합니다.
세라피나:
듣기
기준치:
70 /35 /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낯설지만 어딘지 모르게 귀에 익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 것도 같습니다.
무거운 눈꺼풀을 견디지 못하고, 세라피나는 그대로 잠에 떨어집니다.
눈을 떠보면 세라피나는 안나의 고급지고 푹신한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안나는 세라피나가 앉아 있었던 의자에 앉아 세라피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세라피나: 꺄아아아악!! (비명 지르며 벌떡 일어나서 호다닥 내려오며..) 제가 어쩌다 침대에... 아니, 아가씨 안 주무셨어요?!
안나: (바보… 라고 말하는 듯한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자명종 시계를 살펴보면 벌써 정오에 가까운 시간입니다.
저택의 사용인들은 새벽 일찍 일어나 일을 시작해야 하는 게 보통인데…
눈에 띄게 당황한 세라피나를 보고 안나가 뜬금없이 말을 건넵니다.
세라피나: 세수하고 머리만 빗고요... (자기 뺨 찰싹찰싹하고는) 아가씨. 제가 어제 한 말 들으셨죠? 산책 나갔다가 안개 속에서 길 잃으면 안 돼요?
안나: 그런 바보 같은 짓 안 한다니까?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소매로 살짝 문질러주고는 말했다.) 세나는 세수 안 하고 머리 안 빗어도 예뻐.
세라피나: (꺄아악! 내적비명과 함께 자기 뺨 세게 찰싹! 때리곤 고개 붕붕 흔들고는 결연한 눈으로) 네네, 아가씨. 아가씨도 세수 안 하고 머리 안 빗어도 예쁘세요~
(호다닥 도망치듯 나가서 세수하고 머리빗고 호다닥 돌아와선) 이제! 가실까요!
안나: 정말 안 그래도 예쁜데. (작게 중얼거리고는) 자, 이러다 해가 지겠어. 얼른 가자. (앞장서 정원 쪽으로 걷는다.)
안나의 낯은 어제보다 한 층 더 피곤해 보입니다.
혈색이 점점 어두워져 오늘 따라 더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합니다.
또 밤을 샌 것 같은데, 대체 왜 잠을 자지 않는 걸까요.
세라피나가 뭐라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안나는 세라피나의 팔을 잡고 어디론가 이끌기 시작합니다.
안나: 내 비밀 하나 알려줄까? 타임캡슐이라고, 정원에 묻어둔 게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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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피나: (고집쟁이에 이어 비밀왕 타이틀도 획득...하셧다고 생각만 함...)
안나: 무슨 생각하는지 훤히 다 보인다? (입술 비죽거리며 찌릿 노려본다.)
세라피나: (히히) 그래도 제가 제일 좋으시죠?
안나: 그거야 두 말하면 잔소리지. (당황하지 않고 능글거리는 웃음으로 받아치고는, 당신의 팔을 잡은 손을 스르르 내려 당신의 손을 깍지 껴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안나의 손에 이끌려 저택 문의 밖으로 나서면, 아침임에도 여전히 안개가 끼어있습니다.
저택 근처 이외의 것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요.
안나는 미로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안개 낀 정원을 익숙하게 지나갑니다.
어린 풀 냄새와 이르게 핀 꽃 향기가 세라피나의 코를 맴돕니다.
어느새 프리지아 꽃이 만개한 곳에 멈춰선 안나는 자신만이 알고 있다는 비밀 정원의 나무 담장 틈새로 세라피나를 안내합니다.
세라피나:
크기
기준치:
55 /27 /11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간식 작작 뺏어먹고 다닐걸...)
(낑낑거려보기...)
근력
기준치:
50 /25 /10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휴!)
와그작!!! 소리와 함께 세라피나는 틈새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 성공합니다!
그래서 어디라구요?
안나: 응? 어… (방금의 상황에 잠깐 멍해졌다.) 자, 이쪽으로 와. (다시 당신의 손을 잡고서 안내한다.)
세라피나가 안나를 따라 비밀 정원 안으로 들어가면, 맨 처음으로 보이는 것은 작은 오두막과 벤치입니다.
그 주변에 가득 핀 라일락 나무와 이름 모를 들꽃들이 어우러져 마치 소담한 공간을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어쩐 일인지 유독 이곳에만 안개가 끼지 않아,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이 맑습니다.
문이 없어 햇살이 잘 드는 오두막 안에는 간이 침대와 테이블, 간단한 취사도구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나: 어때? 멋지지? (우쭐한 표정으로 코쓱)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가 알고보니 길찾기 천재?! (박수 짝짝~ 하고 주위 두리번거려봅니다.) 이런덴 어떻게 아셨어요?
안나: 어쩌다 보니 우연히 알게 됐어. 공부하기 싫을… 아니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가끔 여기에 와서 시간을 보냈지. (후후, 우쭐거리는 미소와 솟아 오르는 어깨)
세라피나: (공부하기 싫으셨구나... 우리 아가씨 빤히... 빤히 보기...) 그래서 타임캡슐은요?
안나: 이쪽으로 와. (당신의 손을 잡아당긴다.)
세라피나를 이끌고 온 안나는 이걸 좀 보라며 비밀 정원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던 모종삽으로 화단 밑의 땅을 조금씩 파내기 시작합니다.
안나가 헤매는 것 같으니 세라피나가 도와줍시다.
세라피나: 아가씨라서 땅 파기는 못하시는구나~ (쇽쇽샥샥 땅을 파봅니다~)
안나: …! 아냐 나 땅 잘 판다구!!! (파바바바바박)
세라피나:
운
기준치:
65 /32 /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자물쇠가 걸려있는 작은 나무 상자와 열쇠를 발견합니다.
세라피나: (아가씨도 어쩔 수 없는 어린애구나~ 생각하며 상자를 열어봅니다~)
나무 상자 안에는 곳곳에 아름다운 보석이 박힌 금제 회중시계가 들어있습니다.
세라피나: (우와~ 귀하고 비싸보이는... 비상금이다...) 주인님한테 들키면 혼날 것처럼 예쁘게 생겼어요.
안나: 수식어가 뭔가 이상한데… 아무튼 마음에 들어?
세라피나: (끄덕끄덕...) 마음에 들긴 하는데, 왜요? (불길한 눈초리로 아가씨 봄...)
안나: 마음에 흡족하다니 다행이야. (빙그레 웃고는) 그 시계 세나한테 줄게. 이제부터 세나 거야.
세라피나: 아가씨가 저를 쫓아내시려고...! (털썩... 주저앉으며...) 제가 안 잔다고 쫓아다녀서 미우셨나요? 아니면 굿나잇 키스를 안해드려서?!
안나: 안 잔다고 쫓아다녀서 밉지는 않았지만… 안 잔다고 뽀뽀를 안 해준 건 서운했을지도? (토라진 체를 한다.)
세라피나: 그치만 굿나잇키스는 잘 때만 받을 수 있는 거예요. (진지한 표정 짓기!) 이거 아주 중요한 뭐시기 어쩌구 법으로 정해져있다구요. 지금이라도 주무시면 해드릴게요.
안나: … 그렇게 꼬셔도 난 잠은 안 자. (정색)
세라피나: 똑똑하고 눈치 빠른 우리 아가씨를 어떡하나... (으휴! 소리 한 번 내고 다시 시계 봄...) 이거 진짜 제가 가져요?
안나: 응, 이거
행운을 가져다주는 마법의 시계거든. 그래서 세나에게 주고 싶었어. 나한테는 더 이상 필요 없기도 하고…
세라피나: 그렇구나... 알겠어요, 잘릴 때도 팔지 않고 간직할게요. (얌전히 주머니에 곱게 모셔둡니다...) 감사합니다아
안나: 왜 자꾸 쫓겨나거나 잘린다고 생각해? 내가 이걸 세나에게 주는 이유는 이 저택에 오래오래 있어 달라고 꼬시기 위함인데? (당당)
세라피나: 보통 이런 거 가지고 있다가 도둑으로 몰려서 내쫓기는 스토리 아니예요? (아가씨 머리 쓰다듬음~) 아가씨가 밤에 잘 주무시면 오래오래 있을게요. 신입들한테 안 자겠다고 소리도 안 치시면!
안나: 그런 식으로 협박해도 난 안 잘 거야. (정색!) 그리고
세나는 그 시계를 받은 순간 안나의 것이라는 족쇄를 찬 셈이니까 내 말대로 이곳에 오래오래 있어야 해.
아무튼 그 시계 맛있는 거 사 먹겠다고 팔아버리지 말고 소중히 보관해줘. 귀한 거기도 하고 방금 말한 대로 행운의 시계 니까. 혹시 몰라, 그 시계가 나중에 세나의 소원을 들어줄지?
세라피나: 전 항상 아가씨 것이죠. (아무래도 사용인인 편~) 쫓아내시지만 않는다면 계속계속 있을 거예요. (억울한 표정으로) 아니, 제가 맛있는 거 먹겠다고 아무거나 팔지는 않아요! 저를 뭘로 보시구... (투덜투덜...) 소원이면, 아가씨가 잠을 잤으면 좋겠다는 소원같은 거요?
안나: 글쎄~? (능청스럽게 웃어 보일 뿐이었다.)
이후 안나는 빈 나무 상자를 빤히 쳐다보다가, 오두막 안에서 연필 두 개와 쪽지 몇 장을 꺼내옵니다.
KP: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안나: 잠 자라는 잔소리는 그 쯤 하고, 타임캡슐이 비었으니까 여기에 새로운 걸 넣어서 묻자.
세라피나: (아가씨가 든 연필이랑 종이 쳐다봄!) 뭐 적으실건데요?
안나는 세라피나에게 연필을 건네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10년 후에 서로 바꿔서 읽어보자. 어때?
세나는 내가 준 족쇄를 찼으니까 어차피 그때까지 이곳에 있을 거잖아. 안 그래?
세라피나: (얌전히 연필 받으며) 아가씨가 잠 투정 안 하는 숙녀로 자라셨길~같은거 적어도 되나요?
안나: 적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적어도 나는 안 잘 거라는 것만 알아둬. (철벽 방어)
세라피나: 참 똑똑하신 우리 아가씨... (종이에 끼적... 끼적입니다... 우리 똑똑한.... 고집쟁이 아가씨께...)
KP: ▶ 본인에게 귓속말로 롤링 페이퍼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안나: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From 세라피나): 우리 똑똑한 고집쟁이 아가씨께... 안녕하세요, 아가씨의 최애 사용인(이었던... 일지도) 세라피나예요. 오늘은 아가씨께서... 잠을 안 주무시다... 저를 비밀정원에 끌고 오셨답니다. 이럴 시간에 잠을 주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하며... 아가씨께서 주신 시계는 팔아먹지 않고 잘 간직할게요. 주인님께 들켜서 뺏기지도 않을게요. 완전 착한 사용인이죠? 짱이죠? 우리 아가씨가 10년 뒤에는... 22살이라니... 막 내외하고 그러시면 안 돼요? 시켜줘 아가씨의 최애... 아무튼 언제나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혹시나 제가 불의의 사건으로 여기서 쫓겨나더라도 행복하게 사셔야해요! 항상 아가씨의 행복을 바라는 세라피나가...
안나: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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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GM): 안녕 세나.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전해. 모든 일이 다 내 계획대로 잘 풀리고 나면, 그때에는 네가 이 편지를 열어볼 수 있을까? 그러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나는 더 이상 네 곁에 없겠지. 하지만 그래도 좋아. 나는 그냥. 이곳의 모두가,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네가 살아줬으면 했어. 그냥 단지 그걸 바랐어. 그러니까… 내가 없는 곳에서도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좋아하는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고, 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럼 삶을 살면 좋겠어. 내 소원이야. 그러니까 들어줄 수 있지? 언제나 행복해야 해. 약속이야.
안나: (무언가 열심히 적은 후 종이를 꾹꾹 반듯하게 접어서 나무 상자 안에 넣었다.)
자, 세나도 다 적었으면 이 상자 안에 넣어.
세라피나: (꾸깃~하게 접어서 넣습니다.) 이거 10년 뒤에 봐요? 종이 안 삭을까요?
안나: 안 삭아… 걱정하지 마. (종이 두 개가 상자 안에 잘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 다시 상자의 문을 닫고 자물쇠를 잠갔다.)
열쇠… 우리 둘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을래? 아니면 우리 둘 다 아는 장소에 숨겨 놓을까?
세라피나: 음~ 숨겨놨다간 다른 사람이 찾을 수도 있으니까 아가씨께서 갖고계셔요!
안나: 으음, 나보다는 세나가 갖고 있는 편이 낫지 않아? 내 방은 사람들 왕래가 잦으니까 어디에 둬도 불안할 것 같아서.
(열쇠를 슥, 당신에게 내밀었다.)
세라피나: 그건 그렇네요... (얌전히 열쇠를 주머니에 넣음...) 제가 일하다 잃어버리지 않게 기도해주세요...
안나: (눈 두어 번 깜빡이다가) 기도할게. 소중히 가지고 있어.
세라피나: (10년... 그 전에 잃어버리면 그냥 상자 부수자고 해야겠다... 생각함....) 이제 집에 돌아갈까요?
안나: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나 흙 따위를 툭툭 털어냈다.) 그래, 늦기 전에 돌아가자.
(자연스럽게 손을 내민다.)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 다 커서도 저랑 손잡고 돌아다니고 싶어해야할텐데... (아련해진 표정으로 손 잡아요...)
안나: 그때 가서 다 컸는데도 손 잡고 싶어한다고 불만 섞인 소리 할 생각일랑 말아. (큭큭 웃고는 손 꼬옥 잡는다.)
비밀 정원에서 시간을 보낸 후, 저택으로 돌아갈 즈음이면 주변은 어둑해져 있습니다.
여전히 끼어있는 안개에 세라피나의 기분은 묘해집니다.
저택으로 돌아온 세라피나는 오늘이야말로 안나를 재우겠다는 마음으로 안나의 방을 정리합니다.
정리를 마치면 여전히 잠에 들 생각이 없어 보이는 안나가 잠옷을 입은 채 투덜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안나: 오늘 나랑 정원에서 놀아서 피곤하지? 어차피 난 안 잘 거니까 무용하게 애쓰지 말고 어서 들어가서 자.
세라피나: 안 주무신대도 옆을 지키고 있어야 하는게 제 일이랍니다... 불쌍한 저를 봐서라도 그냥 주무시면 안될까요? (초롱초롱..)
안나: 세나가 자러 간 거 비밀로 해줄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러 가. (초롱초롱한 눈빛을 애써 무시하고 당신의 팔을 토닥여 주었다.)
세라피나: (잠깐 고민하다가...) 불성실한 사용인은 금방 잘린답니다. 자, 누우세요~ 착한 아가씨는 누우세요~
안나: 내가 비밀로 하면 세나가 잘리는 일은 없을 건데도? (일단 버텨본다.)
세라피나: 그렇게 살다가 언젠가 다 들키는 법이예요. 얼른 누우시면 어제 부른 자장가 불러드릴게요~
안나: (일단 눕긴 한다.) 자장가는 됐어. 어차피 안 잘 거니까.
이 아가씨, 오늘도 잘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무척이나 피곤한 얼굴을 하고서도 잠들지 않겠다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된 거, 누가 먼저 잠에 드는지 끝까지 가봅시다.
정신
기준치:
65 /32 /13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안나:
정신
기준치:
50 /25 /10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안나는 결국 피곤한 얼굴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세라피나가 안나를 바라보며 이불을 제대로 덮어주려는 순간,
세라피나: 바보 아가씨... (이불 꼭꼭 덮고 뽀뽀뽀~)
세라피나의 시야가 암전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눈을 떠보면 역시나 세라피나는 안나의 침대를 혼자 독차지하고 누워있습니다.
지금이 새벽인지 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방안과 창밖은 어둡습니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보아도, 안나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세라피나: 꺄아아악! (벌떡 일어나서 이불정리하고 주위를 열심히 둘러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위를 열심히 둘러보면 방문이 조금 열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라피나: 못된 사용인.. 못된 사용인... (머리 셀프 꿍꿍하고... 방문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봅니다)
방문 쪽으로 살금살금 다가가면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세라피나: 아가씨이...? (살포시 문 밖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어봅니다...)
세라피나가 안나를 찾기 위해 문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처음 보는 인영이 복도를 앞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세라피나:
관찰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왜 처음 보는 낯선 이가 저택을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있는 거죠?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5 /32 /13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라피나: (슬금슬금... 낯선 사람 따라가봅니다... 도둑? 도둑인가?)
세라피나가 낯선 이를 쫓아가도 그는 멀어지기만 할 뿐, 뒤돌아 본다거나 따라잡히지 않습니다.
대체 저 사람은 누구고 안나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계단을 내려간 낯선 이는 이윽고 저택의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저택 밖의 자욱한 안개에 서서히 그의 모습이 묻혀 들어갑니다.
붙잡아 그의 모습을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라피나는 자욱한 안개 속 인영을 뒤쫓습니다.
닿을 듯 닿지 않고, 여전히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세라피나 주변을 에워싼 안개는 점점 더 짙어져 어느샌가 방향 감각도 잃을 것만 같습니다.
낯선 이의 인영도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됩니다.
세라피나가 어디로 빠져나간다고 해도 같은 곳만 맴돌고 있는 느낌입니다.
세라피나가 한참을 안개 속을 헤매면, 누군가가 뒤에서 세라피나의 팔을 붙잡습니다.
세라피나: 꺄아악! 죄송해요, 떨어트린줄도 몰랐어요. (호다닥 아가씨 꼭끌어안음...) 어디 계셨었어요? 깼더니 아가씨가 안 계셔서 나왔다가 웬 이상한 사람이 돌아가니길래 나왔는데...
안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세나… 난 계속 방에 있었어. 너야말로 갑자기 왜 방을 나간 거야? 마치 뭐에 홀리기라도 한 표정이 되어서는… 갑자기 나가버려서 놀랐잖아.
세라피나: ...깼는데 안 계셔서 나온건데... (아가씨 볼 꼬집어봄...) 귀신인가?
안나: (말랑 볼 쭈욱 늘어난다.) 우으, 뭐 하는 거야…!
세라피나: 이상하다, 말랑한 거 보니까 아가씨는 맞는데... (볼 쪼물거리기~)
안나: (쪼물쪼물 당하며) 나 귀신 아니니까 그만 주물럭거려~!!!
세라피나: (헤헤 아가씨 둥기둥기 해주기~) 알았어요, 일단 집에 돌아갈까요?
안나: 응, 여기 있으면 안 돼… 얼른 들어가자. (둥기둥기 중단시킨 후 당신의 손을 덥석 잡고는 앞장서 걷는다.)
안나는 세라피나의 손을 잡고 안개 속을 익숙하게 걸어갑니다.
안나를 따라 저택으로 돌아오면, 안나는 1층의 넓은 로비에 멈춰서 세라피나를 바라보며 딱 한마디를 내뱉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세라피나의 시야는 다시 암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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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일은 그저 꿈이었는지, 자신은 언제 이곳에 돌아온 건지, 세라피나는 원래 자신이 생활하던 저택의 1층 방에서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마자 세라피나는 동료 사용인에게서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동료 사용인: 세라피나 드디어 일어난 거니? 내일 집안 어르신들 돌아오실 예정이니까 얼른 얼른 움직여야 해. 저택 대청소를 해야 한다구! (마음이 급한지 갓 일어난 당신의 소매를 붙잡고 주욱 잡아당겼다.)
세라피나: 이잉 졸려... (눈 비비기...) 간식 주면 일어날게.
동료 사용인: 얘가 뭐라는 거야! 지금 간식 같은 거 먹을 시간 없어!
가뜩이나 바빠 죽겠는데 사용인들 몇 명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단 말이야!
세라피나: 오... 나 꿈에서 귀신 본 거 같은데 걔가 잡아갔나봐. (하품~)
동료 사용인: (무서운 소리 하지 말라는 듯 손사래를 쳤다.) 그런 무서운 농담일랑 마! 정말 다들 감쪽같이 사라져버렸단 말이야! 짐도 그대로이고, 사라진 물건도 없고, 그 사람들이 나가는 걸 본 사람도 없다구. 정말 사람들만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어!
무슨 괴담 같아서 무서운데 바빠서 겁에 질려있을 시간도 없어. 내일 집안 어르신들이 돌아오시기 전에 저택 청소를 끝낼 수 있을까? 아~ 벌써부터 골치 아파!
세라피나:
지능
기준치:
65 /32 /13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7일에 돌아온다 반복적으로 전해 들었던 세라피나입니다.
어제는 분명 4일이었고, 오늘은 5일일 테고, 그럼 내일은 6일이잖아요?
설마 꿈을 하루 동안 꾼 건 아닐 테고 말이에요.
세라피나: (엥...) 모레 아냐? 오늘은 5일이잖아. 사람이 좀 없어도 이틀동안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동료 사용인: 너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들었구나? 오늘은 집안 어르신들이 외출하신지 6일째 되는 날이야. 시간이 하루밖에 안 남았다고! 자자, 얼른 움직여, 얼른! (당신을 잡아당긴다.)
세라피나: 에엥! (일단 일어난다...) 그냥 더 나가 계시면 좋겠다... (투덜투덜대며 일하러 갑니다...) 근데 사라진 애들은 언제 사라진거야?
동료 사용인: 나도 정확하게 언제 사라진 건지는 몰라. 그냥 아침이 되고 보니까 여러 명이나 없어져서 저택에 비상이 걸렸지.
아무튼 시간 없으니까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움직여! (검지로 당신을 척, 가리키고는 일하러 가라고 손짓했다.)
세라피나: 어제 꿈에 나온게 진짜 귀신인가? (중얼대고 일이나 하러 갑니다...)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세라피나도 일을 하러 방 밖으로 나섭니다.
중앙의 홀로 나오면 노년의 하녀장이 세라피나에게로 다가와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하녀장: 세라피나. 자네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말이야. (엄숙한 태도로 당신을 불렀다.)
세라피나: 간식 주실 건가요? (진지한 표정으로 하녀장님 쳐다보기!)
하녀장: 또 그놈의 간식 타령인가? 지금은 한시가 바쁜 상황이니 어렵다네. (안 바빠도 잘 주지는 않는다.)
그보다…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남는 인력이 거의 없는 것 같으니…. 자네가 잠깐 저택을 돌아다녀 보면서 사라졌다는 사용인들을 찾아봐 주겠나? 혹시 저택을 배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야.
세라피나: 힝 내 간식... (하지만 청소보다는 돌아다니기가 나을 것 같으니 얌전히 끄덕이며) 네에... 걔네 데려오면 간식 주실 건가요?
하녀장: (한숨 한 번 쉬고는) 일단 데려오고 나서 요구하지 그래. (단호한 눈.) 나도 일을 하러 가보아야 하니 우선은 1층부터 둘러보며 찾아봐 주게.
세라피나: 네!! (찾아오면 주시나봐! 신난 발걸음으로 뛰어갑니다!)
말을 마친 하녀장은 계단 위로 바삐 올라갑니다.
사라진 사용인들을 찾아달라니,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진 모르겠지만 우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묻거나 직접 찾아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1층 중앙 로비에 서 있는 세라피나의 좌측으로는 [식당], 우측으로는 [응접실]이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현관], 북쪽으로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위치해 있습니다.
세라피나: 식당... 다들 식당에서 간식을 먹고 있을지도. (
식당 으로 당당하게 향합니다!)
식구들을 맞을 준비로 분주한 식당과 주방입니다.
다들 이곳저곳을 청소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탓에, 무언가를 물어본다거나 흔적을 찾아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라피나가 식당을 조금 서성거리면, 은식기를 닦고 있는 메이드와 키 큰 풋맨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세라피나:
듣기
기준치:
70 /35 /14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사용인 1: 작은 아가씨가 미쳐서 명을 재촉하네.
사용인 1: 왜, 뭐 어때서. 미친 아가씨에다 이젠 하인까지 없어지고, 이 저택 저주 받은 거 아니야?
사용인 2: 그러게, 침대 아래에서 괴물이 나온다고 하더니 진짜 괴물이라도 나오나 봐.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가 뭐 어때서! 잠 좀 안 자고 자꾸자꾸 잠 안 자고 계속 안 자지만! 그래도 미친 정도는 아닌데! 속으로 욕해주고 흥! 하고 나갑니다...
현관 에나 갈래요!)
듣자 하니 저택에는 공공연하게 나쁜 소문이 도는 것 같습니다.
안나는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정말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지, 잠을 자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몇몇 사용인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요.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는 미쳤어도 귀여워... 흥...)
현관에서 밖을 바라보면 여전히 안개가 짙게 끼어있습니다.
어제의 그 이상한 꿈 때문에 오늘은 왠지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중년의 정원사가 저택의 문 앞에서 정원 쪽을 쳐다보며 눈을 한껏 찌푸리고 있네요.
정원사: 이그그그… 돌아오시기 전에 해 놓아야 하는데…안개 때문에 뭐가 보여야 말이지.
세라피나: (정원사한테 은근슬쩍 다가감...) 안녕하세요, 혹시 일하다 애들 못 보셨어요? 사라졌다 그래서 찾으러 왔어요.
정원사: 쯧쯧, 아무것도 안 보여서 어째야 하나… (당신 쪽은 돌아보지도 않고 계속 정원만을 살피고 있다.)
세라피나: (무시 당했어...! 아닌가 벌써... 청력이 약해질 나이가 되셨나...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말을 걸어봅니다...) 안~녕~~하세~요~!~!! 사라진!! 친구들! 못! 보셨나요?!?!!!
정원사: (귀찮다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당신을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
그나저나 어쩌나… 주인어르신께서 이렇게 이렇게, 둥글게 대칭을 맞춰 나무 덤불을 잘 가꿔 놓으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말이야… 보기 좋게 둥글둥글하게 말이야. 큰 손님 이 오니 그렇게 해 놓으라 말씀하셨는데… 이그그그… 나원, 참.
그는 과장된 제스처로, 나무 덤불의 각도를 이리저리 손으로 재며 짜증을 냅니다.
세라피나: (씹힌 거였군...) 안개가 이렇게 심한데, 주인님께서 이해해주지 않으실까요? 솔직히 오는 길에 덤불이 보이지도 않을듯...
큰 손님이 오셔서 대청소 한다고 난리치는 거였군요... 어떤 분인지 아세요?
정원사: 나도 주인님께서 말씀하신 큰 손님이 누구인지는 몰라. 나 같은 일개 사용인에게 그런 걸 알려주실 턱이 없지.
안녕히 계세요~ (그럼 이제 볼 일 끝났으니 응접실 로 가봅니다!)
화려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쓸 일이 없어 찬 공기만이 맴도는 응접실입니다.
견습 하인: 아, 아아, 아, 안녕하세요!!!!
아가씨보다는 조금 나이가 있는 견습 하인이네요.
견습 하인은 다급히 문 밖으로 나가버리고, 응접실 안에선 타는 냄새가 납니다.
세라피나: (오, 애기 견습 수상 하인. 타는 냄새가 나는 쪽으로 후다닥 가봅ㅂ니다)
벽난로 안엔 '무언가'가 타고 있지만… 불씨는 작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전부 타버리기 전, 테이블 위 꽃병의 물로 불을 꺼서 무엇을 태우려고 했는지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세라피나: 수상쩍은 자식... (꽃병에서 꽃 꺼내다 물 부어버립니다~ 아무래도 꽃은 소중해~)
세라피나가 불을 끄면, 이미 벽난로 안에는 수십 장의 종이와 책이 타 그을음이 심하게 남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멀쩡한 건 [종이 한 장]과 [책 한 권] 뿐이네요.
세라피나: 오~ 군고구마라도 구워먹으려고 했나... (
종이 살펴봅니다)
세라피나가 종이를 집어 들어 확인하면 내용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가운데의 작은 원을 큰 원이 감싸고 있는 모양이고, 그 사이엔 기하학적인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자세히 보니 마치 마법진을 그린 것 같네요.
세라피나: 이거 주인님 종이야...? (경악..... 저.... 저 하인은 이제 죽었다... 생각하며...
책 을 살펴봅니다...)
영어로 『존재의 증명(Proof of Existence)』이라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열어 볼 경우 내용은 영어와 라틴어가 섞여 있습니다.
세라피나:
외국어(라틴어) Roll
기준치:
1 /0 /0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세라피나:
언어(모국어)
기준치:
55 /27 /11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영어로 된 눈에 띄는 구절을 읽을 수 있습니다.
세라피나: 우와 사이비 종교 연설문 도입부같다~ (알고보니 우리 주인님이 사이비 신도?! 같은 생각이나 하며... 도망친 하인 찾으러 나가봅니다... 이미 늦었나?!)
1층을 전부 둘러보았지만, 딱히 사라진 사용인들에 대한 정보를 얻지도 못했고, 그 수상한 견습 하인도 신경 쓰이니, 하녀장님께 보고한다는 구실로 2층에 올라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세라피나: 열심히 일한 사용인은~ 2층에 올라갈 수 있지요~~ (이상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2층 으로 올라갑니다!)
세라피나가 계단 위로 올라오면 맨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정원의 전망이 내려다 보이는 [발코니]입니다.
발코니를 기준으로 왼쪽 복도 끝은 [안나의 방], 오른쪽 복도에는 사라진 사용인의 또 다른 청소 담당 구역이던 [귀빈실]과 주인어른의 [침실]이 있습니다.
복도에는 딱히 특별한 게 없고, 하녀장님 역시 보이지 않네요.
세라피나: (하녀장님이 안 보일 때 살금살금~
침실 로 가봅니다. 범인은 범행 장소로 돌아오기 마련이랬으니, 저기 있을지도?!)
주인어른은 외출 중이시니 청소를 위해 문은 열려 있어야 할 텐데…
문고리도 돌아가고 문도 조금 열어볼 수 있지만, 묵직한 무언가에 가로막혀 어느 정도 이상은 열리지 않습니다.
세라피나가 문 틈새로 방 안을 살펴보면, 견습 하인으로 보이는 소년이 구석에 쭈그려 앉아 흐느끼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세라피나: 나... 일 때려치고 나가서 탐정이나 해야할지도... (중얼거리고는 하인 봅니다...) 얘, 거기서 왜 우니?
견습 하인: 저,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아무래도 견습 하인이 문을 가구로 막아둔 것 같은데…
세라피나: 씁... 어쩔 수 없지. 내가 갈고닦은 몸통박치기 실력을 보여주는 수 밖에... (몸통 박치기!)
근력
기준치:
50 /25 /10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분명 문 앞에 무언가가 있었는데, 열린 문 앞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견습 하인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반복하며 눈물을 쏟아냅니다.
세라피나: 뭐야... 내가 짱 쎄진줄 알았는데 암 것도 없는 거였어? (어리둥절세나... 아무튼 하인 협박이나 해봅니다...) 뭘 몰라? 보통 그런말은 범인이 자기 잘못 내뺄 때나 쓰는 말이야. 네가 뭘 태우려고 했는지 이미 다 봤어!
세라피나가 협박(?)을 하면, 견습 하인은 벌벌 떨며 입을 엽니다.
견습 하인: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제발, 제발 비밀로 해주세요… 주인어른한테 비밀로 해주세요, 세라피나님…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저희 다 죽을 거란 말이에요.
주인님은 내일, 사람 하나를 제물로 바쳐서 괴물을 소환해 낼 생각이세요… 그런데 그건 괴물이잖아요, 그건 괴물이란 말이에요…….
주근깨 가득한 얼굴이 눈물로 젖어 들어갑니다.
단순히 종이나 책을 태운 것 치고는 너무 절박한 표정입니다.
이윽고 그는 울면서 바닥을 기어와, 세라피나의 앞에 몸을 수그립니다.
견습 하인: 세라피나님, 세라피나님 저는 죽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저는…….
견습 하인은 세라피나의 소매 끝을 잡으며 죽고 싶지 않다고 절규를 토해내지만, 말을 끝까지 잇지는 못합니다.
그 말이 무색하게도 그의 전신은 서서히 안개처럼 흐릿하게 변해…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3 /31 /12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견습 하인이 있었던 자리의 뒤에는 집안 식구들을 그려 놓은 거대한 액자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설마, 저택의 하인이 사라졌다는 게 이런 거였나요?
눈 앞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한 충격 때문인지, 거대한 그림이 오늘따라 더 부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세라피나:
예술 Roll
기준치:
5 /2 /1
굴림:
12
판정결과:
실패
이상하게도 유독 안나를 그려 놓은 부분만이 부자연스럽습니다.
세라피나: (그림 열심히 노려보다... 밖으로 나옵니다. 하녀장님 없나? 휙휙 둘러보기...) 사람이 진짜로 증발했다고 말씀드려야하는데.
세라피나: 일하러 가셨나... (흠... 일단
귀빈실 들어가봅니다... 여기 계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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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사용인의 다른 담당 구역인 귀빈실의 문을 열면…
있어야 할 침대와 테이블 등 가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자명종 시계 단 하나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세라피나: 사람도 사라지고... 가구도 사라지고... 난리구만... (중얼거리며 시계 들어봅니다... 왜 얘만 안 사라졌지?)
세라피나가 자명종 시계에 가까이 가면, 자명종 시계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시침과 분침이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뭔가를 느낄 새도 없이, 세라피나의 주머니 속에 있던 회중시계가 체인과 함께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떨어진 회중시계는 자명종 시계와 같이 시침과 분침이 아주 빠르게, 거꾸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세라피나: 내가 알고보니 벤자민?! (이런 소리나 하며... 회중시계 줍습니다... 아가씨가 소중히 하라고 했어!) 글러먹은 저택이야... (볼 게 없는 것 같으니
발코니 로 가봅니다!)
회중시계를 주우면, 세라피나의 손이 흐려지면서 회중시계가 바닥으로 다시금 떨어집니다.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2 /31 /12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세라피나가 눈을 한 번 깜빡이면 거짓말처럼 손이 원래대로 돌아와 있습니다.
원래라면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발코니이지만…
그런데도 정원의 한가운데에 높게 쌓인 거대한 무언가만은 유독 눈에 띕니다.
적어도 10m는 되는 것 같은데, 저런 게 언제부터 저기 세워져 있었죠?
세라피나:
관찰력
기준치:
70 /35 /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개 사이로 정원을 좀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무언가는 돌로 쌓아 올린 석탑처럼 보입니다.
평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조금 특이한 모양인 것 같습니다.
특히 정원의 나무 담장과 덤불들이 가운데의 석탑을 중심으로 어떠한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세라피나:
지능
기준치:
65 /32 /13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가운데의 석탑을 기준으로, 정원의 나무 담장들이 기하학적인 모양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세라피나: (까치발을 들어 열심히 확인하다... 애매한 기분으로 내려섭니다...) 씁 이 집 아주 이상하구만... 아가씨 들고 튀어야하나... (곰곰히.. 생각하며
아가씨 방 으로 향합니다. 여차하면 들고 튀어야하니까 데리고 다녀야겠다!)
세라피나: (똑똑 두드려봅니다.) 아가씨~ 아가씨의 최애 세라피나예요~ 안계씬가요?
문을 열어줄 생각이 없는지 그 뒤로는 침묵만이 이어집니다.
세라피나: 어쩔 수 없이 갈고닦은 몸통박치기를 아가씨께도 보여드릴 때가 됐나... (곰곰히 생각하다 다시 문을 두드립니다.) 아가씨~
안나: (잠시 더 침묵하다가) ……세나, 너 말고 다른 사용인을 데려와 줄래? 너는 들어오지 말고.
세라피나: (왕창 충격받음...) 어, 어제까지만 해도 맨날 옆에 있으라셨으면서...!! (훌쩍훌쩍 소리내며... 다른 사람 찾으러 터덜터덜 떠납니다...)
우리 아가씨가... 벌써... 사춘기가....
마침 아침에 세라피나를 깨워주었던 동료 사용인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세라피나: (훌쩍훌쩍훌쩍훌쩍...) 아가씨가 부르는데 가봐줄래? 아가씨가 나는 들어오지 말래... (훌쩍훌쩍...)
동료 사용인: (퍽 당황하는 얼굴로) 뭐야 아가씨 화나게 한 거야? 으이그, 아가씨가 너 제일 아끼시는 거 알고 당당하게 까불었구나?
세라피나: 난... 가서 방문 두드린 것 밖에 안 했어! (훌쩍...) 사춘기인걸까? 12살이면 사춘기가 오나? 벌써 우리 아가씨가 사춘기인거야?!
동료 사용인: 12살이면 사춘기 오기 충분한 나이이기는 하지. 그리고 그 이전에 우리 아가씨는 좀… (아차 싶었는지 뒷말은 내뱉지 않았다.)
아무튼! 내가 가볼 테니까 너는 나 대신 비질이나 좀 하고 있어. (당신의 손에 빗자루를 들려주었다.) 속상하면 이거 먹으면서 기분이라도 좀 달래고. (주머니에서 반 쯤 녹은 캐러멜 하나를 꺼내 당신의 비어있는 다른 한쪽 손에 들려주었다.)
그 말을 뒤로 동료 사용인은 안나의 방 쪽으로 향합니다.
세라피나: 으응, 고마워... (캐러멜 입에 넣고 울음 뚝! 그칩니다..) 청소나 해야지... (빗자루로 바닥 북북박박 대충 쓸기...)
갑자기 어딘가에서 절규에 가까운 비명이 들려옵니다.
세라피나:
듣기
기준치:
70 /35 /14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세라피나: 뭐야, 뭔데? (빗자루 팽개치고 아가씨 방으로 달려갑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동료 사용인이 붕대를 들고 안나의 침대 앞에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침대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흰색 이불 위에 선혈이 낭자합니다.
선혈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안나의 팔목이고, 그 작은 손에는 나이프가 들려 있습니다.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1 /30 /12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안나: (한숨을 한 번 푹 쉬고는) 뭐야, 내가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세라피나: 아니, 비명소리가 나서... (잠깐 변명하다 꺄아악 작게 비명을 지르며)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뭐 하신 거예요?! (호다닥 달려가서 붕대 둘둘 감아줍니다..) 우리 아가씨, 사춘기라고 이런 일 벌이시는거예요?!
KP: ▶ 붕대를 사용할 시 +20 수치가 적용됩니다.
세라피나:
응급처치
기준치:
50 /25 /10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안나: (엉망으로 붕대 감는 당신을 한 번 보고 다시 한숨을 푹 쉬었다.) 별로 깊지 않으니까 나 혼자 할 수 있어. (당신을 살짝 밀어내고 자신이 붕대를 감기 시작한다.)
세라피나: (불신의 눈초리로 쳐다봄!) 왜 이러신거예요! 아프잖아요!
지혈을 마친 안나의 표정은,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어린 소녀의 표정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슬픔을 담은 눈입니다.
안나는 이윽고 너덜너덜해진 손 위에 얼굴을 묻은 채 물 섞인 목소리로 무언가를 중얼거립니다.
세라피나: (하이고...) 일단 누우세요. 환자는 잘 쉬어야해요! (아가씨 눕히고 이불 꼭꼭 덮어드려요...)
안나는 얌전히 누우며 세라피나에게 한 마디를 내뱉습니다.
안나: 세라피나, 동요 듣고 싶어. 그 책 가져와 줘.
세라피나: 안 주무신다고 여태 난리치셨으면서? (의심의 눈초리!)
저 다녀올 동안 이거 또 하시는 거 아니죠? (나이프 주워다 냉큼 숨겨요)
안나: 안 해. 이제는… 아무튼 동요를 듣고 싶어. 그 책 가져와 줘. 응?
세라피나: (완전 의심의 눈초리로 잠깐 쳐다보다 한숨 푹 쉬며) 알겠어요, 얌전히 계셔야해요? (꼭꼭 당부하고 책 찾으러 나섭니다..)
결국 세라피나가 안나의 부탁을 듣고 서재에 있는 동요집을 찾기 위해 복도로 나오면, 복도는 눈에 띄게 달라져 있습니다.
방금 전의 화려했던 복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썩은 나무의 끼익 소리가 들려오는 바닥과 군데군데 칠이 벗겨지고 곰팡이가 슨 낡은 벽만이 남았습니다.
세라피나:
SAN Roll
기준치:
61 /30 /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이 낡아 있음을 과시하는 저택입니다.
방금까지 청소로 소란스러웠던 저택은 마치 거짓말인 것만 같습니다.
사람이 내는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뒤를 돌아 안나를 확인해보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방금 전까지 안나의 옆에서 벌벌 떨고 있던 사용인은, 역시 사라져 있습니다.
세라피나: (일단... 책 찾으러 서재로 향합니다.)
세라피나가 3층으로 올라와 왼쪽 복도 끝에 있는 서재의 문을 열면, 서재 역시 세라피나가 기억하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치 10년 정도는 방치된 것만 같이 낡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책장의 끝에서 노년의 하녀장이 의연한 표정으로 책의 먼지를 닦고 있네요.
저택의 모두가 없어진 줄 알았는데, 세라피나는 반가운 얼굴을 마주합니다.
세라피나: 오, 살아 계시네요?! (하녀장한테 우다다 달려갑니다. 마지막까지 책정리를 하고 있다니... 이상한 사람이다 생각하기.)
하녀장은 고개를 돌려 세라피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책장에서 책 하나를 꺼내더니, '마더구스' 라는 책을 건넵니다.
하녀장: 저택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구나. 사라진 사용인들은 찾았나?
세라피나: 아뇨... 다들 연기처럼 사라졌어요. 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하녀장님만 남아계신 거예요.
하녀장: 다들 사라졌다고?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이 저택에 있었던, 적어도 '자신이 알고 있는' 일을 세라피나에게 전달해줍니다.
하녀장: 그래… 그랬구먼. 아마 저택의 주인님들이 관련된 일이겠지.
그분들이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종교에 빠져있다는 것은 내 잘 알고 있었다네.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나는 그분들을 모시며 충성을 맹세하는 자였으니 말일세.
사용인의 덕목은 첫째도 침묵, 둘째도 침묵이지 않는가.
하루하루 저택에는 이상한 책들과 문서들이 쌓여갔어.
그리고 주인어른께선 뜬금없이 아가씨를 양자로 들이셨지.
하녀장: 그분들은 정말
자식 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어.
그건… 마치 어딘가에 '쓸' 귀한 물건을 얻은 표정이었지.
분명 아가씨도 무언가 관련이 있을 게야.
세라피나: (미친 사이비 주인님...이라고 생각함...) 그럼 사람들이 사라지는 건 어떻게 된 일인지 아세요?
하녀장: 그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 이 또한 아가씨와 연관이 있을 게야.
하녀장은 그저 제 할 일을 하듯, 점점 흐릿해져 가는 손으로 책장을 한 번 닦습니다.
그는 자신의 사라져 가는 손을 가만히 쳐다보다, 덤덤하게 세라피나에게 낡은 공책 하나를 꺼내 건넵니다.
하녀장: 나는 떠날 때가 된 것 같으니, 이제 각자의 길을 감세. 나는 죽기 위해서, 자네와 아가씨는… 둘 중 하나는 살기 위해서겠지.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오직 신만이 알 뿐이니, 현명하게 선택하게나.
노년의 하녀장은 그 말을 끝으로 웃으며, 안개처럼 사라집니다.
이제 세라피나의 앞에는 마더구스와, 처음 보는 [공책]만이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대체 이 공책은 무엇이며, 무어라 쓰여있을까요.
세라피나: 뭐라시는거야... 신만 아는데 내가 어떻게 현명하게 선택해... (일단 마더구스 챙기고... 공책도 펼쳐봅니다.)
세라피나가 공책을 몇 장 훑어보면 월 단위, 혹은 연 단위로 드문드문 그림과 함께 일기가 쓰여 있습니다.
이 저택에 처음으로 오게 된 날의 기록, 공부가 지루하다는 내용, 비밀 정원을 찾아냈다는 내용, 자신의 소중한 회중시계를 비밀 정원에 묻어두었다는 내용, 자신을 돌봐준 세라피나에 대한 내용…
성장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중간 이상의 페이지부터는 더 이상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안나가 언제 일기를 써서 서재에 갖다 놓기까지 한 거죠?
세라피나: 미래예측 읽기를 쓰셨나... (읽어봅니다.)
세라피나: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다음 내용을 읽어봅니다)
이어서 뒷장을 넘겨본다면 검은 크레파스로 규칙 없이 마구 칠한 것 같은 기괴한 그림과, 얼룩이 져 번진 글씨의…
내일 일기가 있습니다.
불안함과 절박함이 묻어나는, 이 역시 아가씨의 글입니다.
견습 하인이 했던 말들이 스멀스멀 떠오르며 머릿속이 혼란해집니다.
뒷장에선 1년 후, 3년 후, 4년 후… 글씨체에서 성인의 티가 베어나는 9년 후와 10년 후의 일기까지 이어집니다.
이 일기에 따르면… 그래요,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 의해, 안나에 의해 다시금 만들어진
환영 입니다.
안나는 대체 어떻게, 무엇을 만들어 낸 것인가요?
이제는 당신의 작은 주인과 이야기를 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세라피나: 하이고... (일단 동화책 들고 아가씨 방으로 터덜터덜 걸어갑니다...)
이 저택은 뒤틀리고, 공간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어제 꿈에서 보았던, 세라피나가 안개 속에서도 끝까지 쫓아갔던 그 뒷모습입니다.
곧 쓰러질 것만 같은 얼굴을 한 그는 애써 웃어 보이며 세라피나를 맞습니다.
성인의 얼굴이지만, 어린 아가씨의 모습이 뿌옇게 겹쳐집니다.
'나'와 이 저택의 허상을 만들어 낸 건 당신이에요, 안나.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가 언제 이렇게 커서는... (의자를 가져와 침대 옆에 앉습니다.) 자, 이제 다 말할 차례예요. 제가 진실을 다 밝혀내고 왔거든요. 아무래도 탐정이나 했어야 했나봐요.
안나: 내 모습을 보고도 별로 놀라지 않는구나? 하마터면 아직도 내가 아이로 보이나 착각할 뻔 했어.
세라피나: 제가 아가씨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아가씨는 언제나 아기 아가씨랍니다.
안나: (느릿하게 눈을 깜빡이며 픽 웃었다.) 이제는 내가 너보다 더 큰데? (손을 뻗어 당신의 한쪽 뺨을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세라피나: 우와. 그러니까 뭔가 어색하네요. (뒤로 슬쩍 물러나며) 아니, 이런 거 말고 진실을 말할 타이밍이라니까요?
안나: (물러나는 당신을 잡지 않았다.) 그래. 어디까지 알고 있는데?
세라피나: 어, 아가씨가 쓴 일기도 다 봤고... 하녀장이 주인님께서 이상한 종교에 빠졌단 얘기도 했고, 이상한 종이쪼가리를 다 불태운 견습 하인도 봤어요. (손가락을 접어가며 말하고는) 이정도면 거의 다 아는 거 아닌가요?
안나: 푸핫, 뭐야 그 새에 거기까지 다 알아낸 거야? (뭐가 그리 웃긴지 킥킥, 입을 가리고 웃었다.)
노력했네, 세나. 칭찬으로 쓰다듬어줘야겠다. (손을 뻗어 이번에는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세라피나: 이런 건 제가 아가씨께 해드려야 하는거라구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쇽 피한다...) 그래서 이런 환영을 만든 댓가는 뭐예요? 그것 때문에 안 잔 거예요?
안나: 까칠하네~ 내가 더 이상 아이의 모습이 아니어서 그래? 귀엽지 않아서? (제 두 뺨을 조물거렸다.) 확실히 아이 때보다는 덜 보드랍고 덜 말랑하네.
대가는… 맞아, 세나 네 예상대로 잠을 안 자는 게 이 계약의 조건이었어.
어디서부터 설명하는 게 좋을까.
이 저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우리 가족과 사용인들을 포함해서 10년 전에 전부 죽었어.
육체와 영혼까지 깔끔하게 소멸되었지.
세나 네가 여러 정보를 모으면서 이미 알게 된 사실이겠지만, 사실 10년 전에 소멸되어야 하는 사람은 나였어.
안나: 하지만 주술이 실패하면서 모든 것이 뒤틀려버렸고, 역으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 이 죽게 된 거지.
…… 모두 나를 두고 죽어버렸다는 사실이, 나 때문에 죽어버렸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이 힘들었어.
그래서 10년 동안 혼자 이 저택에 남아 소멸된 이들을 살리기 위해 이런 저런 연구를 했지.
하지만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10년 동안, 아무것도.
… 좌절의 시간이었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럴 수 없었어. 그래서 점점 지쳐만 갔어.그러던 차에, 어떤 남자를 만났고, 그 사람과의 계약으로 이렇게 너희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거야.
계약의 조건은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 맨정신으로 이 환각을 유지하는 것. 하지만 내 정신력의 한계로 이 환각을 온전히 유지하지 못해 너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결국… (잠시 침묵했다.) 되살릴 수 없게 되었어.
안나: 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했던 너 만큼은 살릴 수 있게 되었으니 난 그것으로 되었어. 이걸로, 된 거야…….
7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만 버티면 너는 다시 살아날 수 있어 세라피나. 기쁘지?
기쁘다고 말해줘. 응?
세라피나: 되긴 뭐가 되고, 기쁘긴 뭐가 기뻐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곤 아가씨의 볼을 잡아당기고 흔들며) 하이고, 내가 그렇게 이상한 사람 따라가지 말라 그래도 하나도 안 들으셨구나. 이미 다 죽은 사람들인데 그걸 살리는게 뭐가 좋다고 따라가서는!
아가씨가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이랑도 만나고~ 맛있는 것도 좀 먹고 했으면 기뻤겠어요.
아가씨는 22살이 되어서도 애구나... 어쩜...
안나: 나 때문에 죽어버린 너희들을, 너를 뒤로 하고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어.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맛있는 걸 먹는 건 이제부터 나를 대신해서 네가 해주면 좋겠어, 세라피나.
세라피나: 뭐가 아가씨 때문이예요? 따지자면 주인놈 때문인데. (이 아가씨가 뭐라는거야? 표정으로 쳐다보며) 원래 위급 상황에선 애랑 노약자랑 환자부터 나가는 거 몰라요? 자자, 애도 해당되고 환자도 해당되는 우리 아가씨께서 가시면 되겠다~ 걱정 마세요. 다른 사람들한텐 제가 주인놈 때문이라고 말해둘게요.
안나: 제발. 내 말을 좀 들어줘. 응? 내가 7일 자정으로 넘어가는 시간까지 잠들지 않고 깨어 있으면 계약은 그대로 성립되어 종료 돼. 그럼 너는 살아날 수 있는 거야. 밖에 나가서 네가 원하는 만큼 맛있는 걸 먹을 수도 있어. 그러니까 제발. 응?
내 마지막 소원이야.
세라피나: 대신 아가씨가 죽잖아요. 그럼 그게 다 무슨 소용이예요? 아가씨가 저보다 훨~씬 더 살 날이 많이 남았으니 이번에야말로 나가서 햇빛도 쬐고, 과일도 먹고 해요. (아가씨 손을 꼭 잡아주며) 자, 얼른 누우세요. 세상에, 일주일이나 밤을 지새라는게 말인가. 어디사는 누구인지는 몰라도 다음에도 이런 소리 들으면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세요. 알았쬬?
아까 거꾸로 돌아갔던 귀빈실의 시계와는 달리, 시침과 분침은 정확히 돌아가며 11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안나는 침대에 기대, 감길 듯 감기지 않은 눈으로 천천히 이야기합니다.
안나: 네가 정말 나를 위한다면, 부디 내가 사라지는 것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살아가 주면 좋겠어. 내가 너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10년이라는 세월을, 헛된 것으로 만들지 말아주면 좋겠어.
… 20분밖에 안 남았어. 그 동안 못 다한 이야기, 하고 싶은 말들을 나누자. 응?
동요집은… 가지고 와 달라고 해 놓고서 미안하지만, 저쪽으로 치워 줘. 자장가를 들으면 졸음이 몰려올 것 같아 불안하거든.
작은 주인이 10년간 그토록 원했던 일을, 당신이 비로소 이뤄준 후 그의 마지막을 지켜볼지.
그를 모시는 자로서, 또 한 번 밤을 샌 작은 주인이 사라지지 않게… 자장가를 불러주며 이제는 편하게 잠자리에 들게 해줄지 말이에요.
세라피나: 아가씨는 그동안 어려서 제가 봐드렸지만, 알고보면 저도 고집이 센 편이랍니다. (이불 꼭꼭 덮어주며) 한 번 성공하셨으니 이제는 미련갖지 마세요. 원래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은 따로니까. (무릎 위에 동화책을 펴고는) 자, 잠에 드시면 굿나잇 키스를 해드릴게요. 푹 주무실 수 있을 거예요.
맞다! 시계도 이만 돌려드릴게요. (이불 안에 시계 쇽샥 넣어준다!)
세라피나: (토닥토닥 해주며 자장가를 불러줍니다.)
세라피나는 자신이 가지고 온 책을 펴, 익숙하게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린 안나는 슬픈 표정으로 입술을 뻐끔거리다, 결국 포기했는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이윽고 침대에 기댄 안나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옵니다.
노래의 가사대로, 하늘 위에는 작은 별이 빛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가만히 그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몇 시간이고, 잠이 든 안나를 가만히 응시합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요,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안나가 팔을 뻗어 책 위에 손을 얹습니다.
세라피나: 우리 아가씨는 어른이 되어서도 잠투정을 하시네... (아가씨 토닥토닥하는 기분이라도 내봅니다)
이제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네.
당신은 안나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겹쳐 올립니다.
이미 사라졌기에 닿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전할 말이 있습니다.
KP: ▶ 타임캡슐 속 롤링 페이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 세라피나의 편지를 다시 보내주세요!
세라피나: 우리 똑똑한 고집쟁이 아가씨께... 안녕하세요, 아가씨의 최애 사용인(이었던... 일지도) 세라피나예요. 오늘은 아가씨께서... 잠을 안 주무시다... 저를 비밀정원에 끌고 오셨답니다. 이럴 시간에 잠을 주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하며... 아가씨께서 주신 시계는 팔아먹지 않고 잘 간직할게요. 주인님께 들켜서 뺏기지도 않을게요. 완전 착한 사용인이죠? 짱이죠? 우리 아가씨가 10년 뒤에는... 22살이라니... 막 내외하고 그러시면 안 돼요? 시켜줘 아가씨의 최애... 아무튼 언제나 오래오래 행복하시고... 혹시나 제가 불의의 사건으로 여기서 쫓겨나더라도 행복하게 사셔야해요! 항상 아가씨의 행복을 바라는 세라피나가...
안녕 세나. 이렇게 너에게 편지를 전해. 모든 일이 다 내 계획대로 잘 풀리고 나면, 그때에는 네가 이 편지를 열어볼 수 있을까? 그러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나는 더 이상 네 곁에 없겠지. 하지만 그래도 좋아. 나는 그냥. 이곳의 모두가, 그리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네가 살아줬으면 했어. 그냥 단지 그걸 바랐어. 그러니까… 내가 없는 곳에서도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좋아하는 맛있는 것들도 많이 먹고, 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럼 삶을 살면 좋겠어. 내 소원이야. 그러니까 들어줄 수 있지? 언제나 행복해야 해. 약속이야.
사랑을 담아, 안나로부터.
비밀번호: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