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세나] 오피스 로맨스가 필요해! 세션카드
산처럼 쌓인 집안일들을 빛 한 줄기가 지구를 다 돌기도 전에 빠르게 해치워내고 활기찬 발걸음으로 집 밖으로 나선 멋진 오후,
과장 조금 보태서 마치 태양이 당신을 바라보고 세상 온화한 미소를 지어줄 것처럼 구름 한 점 없이 화창하고 맑은 날씨,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데이트 준비를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요.
딱 한 가지, 이 모든 계획들에 아주 중요하고 핵심적인 딱 한 가지만 제외하면.
…이번에는 꼭꼭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게 불과 몇 시간 전인데도 말이에요.
세라피나가 일부러 당신을 바람 맞히는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가라앉는 기분과 갈 곳 없는 원망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게 다 새벽 두 시 구애인마냥 구질구질하고 질척하게 세라피나를 붙잡아대는 회사 때문 아닌가요?
그런 생각에, 당신은 마치 전장을 나가는 장수마냥 비장하고 장엄하게 세라피나의 회사로 향합니다.
세라피나의 회사에 처음 와본 것은 아니지만, 아니, 오히려 제 집 드나들 듯 들락날락거렸지만 조금 감회가 새롭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당신은 세라피나를 붙들고 놔주지 않는 저 요망한 회사를 격퇴하러 온 히어로니까요!
오늘따라 건물 보안이 좀 더 삼엄한 것 같습니다?
안나: 음? 뭐야... 무슨 일 생겼나? 설마 그 일 때문에 지금 울 세나 연장 근무 시키는 거야? 가만 안 둬!!! (조심조심 근처로 은밀하게 다가가본다.)
부쩍 수가 늘어난 건물 앞의 경호원들이 입구의 유리문에 붙어있는 종이를 가리키며 그 근처에 모여 서성이는 사람들에게 무어라 말하고 있습니다.
안나: 음? 주변 사람들이 문에 붙어있는 종이를 보면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슬금슬금 다가가 엿들어본다.)
이것이 바로 세라피나와 당신에게 주어져야 했던 수많은 데이트, 추억들, 알콩달콩한 시간들을 뺏어간 장본인이라고요!
안나: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갑자기 회사에서 다소 뜬금 없는 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요.
그래서 그때 마침 일을 받아 하고 있던 자신 또한 말려들게 되었다나요.
기간을 써놓긴 했지만 사실상 무기한 장기 프로젝트라는 의문점까지….
안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모델한테까지 이렇게 일을 떠넘길 필요는 없잖아! (씩씩거리다가 몰래 들어갈 수는 없나 경호원의 동태를 살핀다.)
저 앞을 뚫는 것 이외엔 방법이 없어보이는걸요.
안나: (그래 이럴 때는 일단 부딪히고 보는 거지!) 저기, 실례지만 여기서 일하시는 분을 만나러 왔는데요. 분위기가 오늘따라 심상치 않아서요. 혹시 회사에 무슨 일 있나요?
경호원에게 다가가자, 그는 마치 답안이 입력되어있는 기계처럼 손가락으로 종이를 가리키며 당신에게 말합니다.
경호원: 현재 기업 차원의 중요 기밀에 해당되는 프로젝트 진행 중으로, 외부인은 일체 출입하실 수 없습니다.
이내 제 할 일이 끝났다는 듯이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닫습니다.
안나: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4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차갑고 딱딱한 음성, 감정 하나 드러나지 않는 무감각한 낯.
안나: 이상하네... (대놓고 유심히 살펴보다가) 그럼 아예 들어갈 수 없는 건가요? 일이 있어서 왔는데도요?!
경호원: 일이 있어서 들어갈 수 있는 분들은 전부 안에 계십니다.
외부인들께서는 일체 출입이 불가능합니다.
안나: 안에서 일하고 있는 모델분한테 전해드릴 게 있어서 왔는데도요?!?!
경호원: 기밀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 들어갈 수 없으십니다.
당신은 비협조적인 대답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경호원의 옆에는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입구 주변에서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이러는 게 어딨냐며 불평을 토로하는 사람들, 어떻게든 들어가려 언쟁을 벌이는 사람들…
얼핏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당신과 비슷한 처지인 것 같군요.
이렇게 오피스 로맨스는 개뿔 전장에 입장조차 못하게 되는 건가요?!
어디 개구멍이라도 없나... (두리번두리번 다른 입구를 찾아본다.)
아무래도 엔터 회사인만큼 파파라치 등의 출입을 막기 위해 애초부터 튼튼하게 지어둔 거겠죠.
안나: 끄응... 일단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할지 물어볼까. (은근슬쩍 언쟁하는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몰래 들어갈 생각으로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로 다가간다.)
저기~ (그 중 한 사람의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려 부르고는) 혹시 지금 회사 들어가려고 하시는 건가요?
그러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당신에게 말을 걸어옵니다.
청소부: 오, 저는 들어가려고 이러고 있는 건 아니예요. 혹시, 여기 직원 가족이나 지인분이세요?
안나: 앗 네. 제
허니달링 이 이곳에서 모델로 일하고 있어요~★ (괜히 우쭐하며 자랑한다.)
청소부: 허니달... 아무튼, 그렇군요! 다행이예요. 당신 같은 사람을 찾고 있었어요.
저는 프로젝트가 정식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일했던 회사의 청소부였는데, 그때부터 이 회사도 직원들도 조금씩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저처럼 삽시간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많은데, 프로젝트 보안을 위한 목적보다는 외부인을 최대한 잘라내려는 것처럼 보였고... 뭔가 수상해요.
직원들은 어딘가 평소와 묘하게 달라졌고, 가족이나 지인 등 친한 관계일 경우 더 기시감을 느꼈다고 해요.
워낙 순식간에 이루어진 구조조정급의 실직이라, 출입증은 아직 인식이 되는 모양이라 가족이나 지인이라면 무언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출입증을 몰래 빌려주고 있어요.
(출입증을 내밀며) 혹시... 필요하세요?
안나: ...!!! 완전 필요해요!!! 지금 제
허니달링 이 안에 갇혀서 못 나오고 있거든요~ (눈물을 훔치는 시늉을 하고는) 제게 맡겨만 주신다면 뭐가 문제인지 정보도 싹싹 긁어올게요! 저 그런 거 완전 선수거든요! (자기만 믿으라는 듯 이가 드러나게 웃으며 작살 눈빛을 보냈다.)
청소부: (미심쩍다는 눈빛을 보내다 체념한듯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어요. 믿고 맡길게요. 그
허니달링 도 구출하시고 저 회사를 원래대로 돌려놔주시길 부탁드려요!
역시 아직 로맨스의 신은 당신을 저버리지 않았군요!
기가 막힌 순간에 얻게 된 출입증이 너무나도 예뻐 보입니다.
뻔뻔하게 출입증을 찍고 들어가기엔 아까 경호원에게 대놓고 얼굴을 인식시켜 버렸고, 몰래 들어가기엔 경비가 삼엄합니다.
다시 한 번 머리를 감싸쥐고 주변을 둘러보는 당신의 시야에 아주 큰 간판이 선명히 빛나고 있습니다.
안나: 훗, 이 정도 난관은 가뿐하게 돌파해주마! (출입증을 받아들고 코스튬 전문 가게로 뛰어간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가지런히 줄지어 진열 되어있는 온갖 가발들과 의상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스타일 체인지를 하기엔 안성맞춤일 것 같군요.
안나: (일단 무슨무슨 옷이 있는지 종류를 살펴본다!)
학생 교복, 천사와 악마, 바니걸과 세라복, 심지어는 수녀복 등까지... 당신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있어 보입니다.
안나: 어느 걸 입어도 끌려나갈 것 같은데...
인형옷도 있나? (두리번 두리번)
안나: 흠. 기밀 프로젝트와 관련된 내부 이벤트 준비를 위해 무장하고 왔다고 하고 들어가야겠다. (분홍색 토끼 인형 옷을 주섬주섬 챙겨 카운터로 간다.) 계산이요~
변장
기준치:
5 /2 /1
굴림:
9
판정결과:
실패
이럴수가, 로잘린드에 존재했던 당신의 실력은 전부...는 아니고, 조금! 증발했나봐요.
메리와 라니와 라라와 아티가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분노의 찬 발걸음으로 당당하게..는 말고! 은밀하게 들어가봅시다.
안나: 난 바니 워리어다~ 이 정도 쯤은 은밀하게 뚫어주지!!! (살금살금 움직여본다.)
은밀행동
기준치:
55 /27 /11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한 편의 대서사시의 결말이 머지 않은 것만 같아요!
드디어 안으로 들어왔으니, 세나만 몰래 빼서 나가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 라고 생각하자마자, 내부를 돌아다니는 직원들인 듯 무어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디든 우선 숨어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곳이 보이지 않네요.
문이란 문은 죄다 잠겨있는 것 같고, 목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옵니다.
당신의 팔을 강하게 잡아채는 힘이 느껴지고 어딘가로 들어가는 느낌과 동시에 가까워지던 사람들의 발소리가 스쳐지나갑니다.
지나가는 직원1: 방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그렇다면 당신을 숨겨준, 여전히 한 손으로 당신의 팔을 잡고 있는 이 사람 또한, 클리셰의 영향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겠죠.
어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당황한 것 같기도 한 표정의 세라피나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안나: (자신도 살짝 눌러서 눈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다시 가늘게 뜨며)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원래 이런 상황에서는 나를
와락! 안으면서 동시에
뜨거운 키스 를 나누어 악역들이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게 하는 게 더 정석이라구~
(툴툴툴툴)
세라피나: ...뜨거운 키스를 나누다가는 회사에 소문이 쫙 깔릴텐데도? (조금 웃어보이고는 네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 떼며) 이제 됐지? 그 옷은 뭔지, 여기는 어떻게 들어왔는지 설명 좀 해봐.
바로 이 바.니.워.리.어.안.나.님.이!
거기다 겸사겸사 부탁 받은 것도 좀 처리할 겸~
세라피나: 음~ 슬슬 탈출이라도 해야하나 싶긴 했어. (고개를 기울이며) 무슨 부탁? 어디서 또 이상한 거 들은거야?
안나: 이 회사에서 강제로 해고당한 사람한테 얼마 전부터 이곳 분위기가 이상했고 이 회사가 무언가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그 사람이 나한테 회사 기밀 정보(?)를 빼와달라며 출입증을 빌려줘서 이곳에 들어올 수 있었지. (왜곡된 정보 전달하며 당당하게 말했다.)
세라피나: 아... 맞지. 요즘 직원들이 이상해진 것 같긴 해. 회사 태도도 평소랑 달랐고. (꾸닥꾸닥) 근데... 기밀을 빼갔다간 경찰서에 가지 않을까? 그 사람은 기밀을 빼가서 뭐하려는거지...?
안나: 아마 언론에 제보해서 이 부당한 해고 상황을 알리려는 게 아닐까? 그러면 회사에서 무언가 대응책을 내놓을 테니까. (대충 생각나는 것을 말하고는) 아무튼 그보다 얼른 이곳에서 나가자. 우리 데이트도 못하고 이게 뭐야! (징징거린다.)
세라피나: (오... 똑똑한데... 하고 생각했다가 안나 손을 꼭 잡으며) 아직 밖에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좀 더 있다 나가자. 옷도 튀는 걸 입고 왔잖아. 여기라도 둘러보는 건 어때?
...이제 돌아보니, 탕비실임을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장소에 있었음을 깨닫습니다.
안나: 옷이야 다시 갈아입으면 그만이긴 한데... 뭐 오피스 데이트도 나쁘지는 않지. (맞잡은 손을 살살 흔들며 탕비실에 뭐 먹을 것은 없는지 둘러본다.)
세라피나: 안나는 일을 안하니까 오피스 데이트를 못하지!
여느 회사의 것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탕비실입니다.
커피 머신과 커피 포트, 쉴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 아무래도 세나가 털어버린게 분명한 빈 바구니와 간식봉지들, 그리고 그 옆에…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수상하기 그지 없는 알 수 없는 기계가 있습니다.
안나: (잠입 액션을 펼치느라 당 떨어졌는지 테이블 위에 뭐 없는지부터 살펴본다.)
테이블보에 미처 다 지우지 못한 듯 흐릿한 잔얼룩이 남아있는 유리 테이블입니다.
이미 털려버린 것 같은 바구니... 그 안에 초코바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안나: 와! 초코바 있다! (당신 쪽 보며) 초코바 나눠먹자, 응?
세라피나: 내가 다 털어서 하나 밖에 없는건데...? (그 옆에 쓰레기들 봄... 안 봄...) 안나 먹어.
안나: 어느 나라 속담 중에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더라구! 그런 의미에서 나눠먹자! (초코바 봉지를 까서 당신 입가로 들이밀었다.)
자, 아앙~
세라피나: 미안한데... (울상을 하다 내민 초코바를 한 입 베어먹곤) 나머지는 안나 먹어. 내가 탕비실 다 털어서 남은게 그거 밖에 없을걸?
안나: 이 정도면 든든하지~ (나머지를 와앙 입에 털어 넣고는 알 수 없는 기계를 가리키며 묻는다.) 근데 저건 뭐야?
세라피나: 몰라...? 언제부턴가 저기 있었는데, 간식만 터느라 관심 가져본 적 없어서.
35cm 정도 되어보이는 높이의 청동으로 된 기계입니다.
겉면은 정교한 세공으로 덮여 있고, 위쪽에는 붉은 보석이 박혀 있습니다.
아무리 봐도… 대체 무엇에 쓰이는 어떤 기계인지 도무지 모르겠군요.
안나:
관찰력
기준치:
65 /32 /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건 정말 우리가, 인간이 사용하는 물건이 맞는 걸까요?
…어째 장르가 바뀌어도 단단히 바뀌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당신의 머리를 강타합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왔는데, 평범한 오피스 로맨스마저도 즐길 수 없다니요!
하지만 이런 누가봐도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온 몸으로 광고하고 있는 걸 그냥 넘어갈 수도 없습니다.
안나: 이상하다... 내가 원한 건 액션이 조금 첨가된 오피스 로맨스였는데. 뭔가 꼬여도 단단히 꼬인 느낌이 드는 걸...?
어쩔 수 없죠, 이왕 세라피나를 구하러 온 히어로가 된 거, 히어로의 본업인 지구 평화 수호도 겸사겸사 하는 수밖에요.
원래 스파이와 오피스와 로맨스의 조합은 완벽하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분명한 건, 여태껏 당신의 알콩달콩 데이트를 끊임없이 방해해온 것은 단순한 업무 과다 정도가 아닌 다른
'무언가' ―혹은
'누군가' ―가 배후에 있다는 것.
당신이 고민을 하고 있을 즈음, 세라피나가 당신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줍니다.
세라피나: 아까 과자상자 아래가 미묘하게 튀어나와 있길래 테이블보를 들춰봤더니 이런게 나왔어. (네게 카드를 쥐여주며)
안나: 음? 카드? (건네받은 카드를 살펴본다.)
흰 종이 카드에는 단 한 문장만이 쓰여져 있습니다.
이상한 카드도 획득했고, 탕비실도 다 둘러본 것 같으니 일단 나가볼까요?
안나: 흠... 라벤더 미? 이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간식도 먹었겠다, 슬슬 나가볼까?
세라피나: (손 꼭 잡고 탕비실 밖으로 향함!)
찜찜한 기분과 함께 탕비실에서 나오면, 아까부터 곰곰히 생각에 잠겨있는 것 같던 세라피나가 그리 탐탁치 않은 얼굴로 입을 엽니다.
세라피나: 조금, 의심이 가는 곳이 있긴 해. 유난히 이상해보이던 직원들이 종종 모이던 곳인데….
세라피나: 수상한 사람들이 많은걸 어쩌겠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나봐. (곰곰...)
세라피나: 원한다면 같이 회사를 돌아봐줄게. 그치만 여기는 회사고 더이상 로잘린드 때처럼 뭐든 대충 묻혀버리는 섬이 아니니까 절대 손 먼저 나가면 안 되고, 뭐 하나 섣불리 건드려도 안 되고, 함부로 휘젓고 다녀도 안 되고…
영양가 없는 잔소리는 살짝 뒤로 하고, 회사를 한 번 누비고 다녀 볼까요?
안나: 너무 걱정 마 세나. 내가 휘젓고 다닌 곳이 한둘은 아니지만 늘 결과는 나쁘지 않았으니까! (아마도...)
일단 제일 가까운 비서실부터 가볼까?
세라피나: 그건 그렇지만... (못미더운 눈!)
1층의 탕비실 옆에 위치한 회사 통합 비서실입니다.
단정하게 정돈 되어있는 사무 책상과 그 옆에 자리한 협탁, 그리고 금고가 보입니다.
안나: 휴... 다행히 사람은 없는 것 같네! 안심하고 살필 수 있겠어. 금고부터 살펴보고 싶지만 금고 번호나 열쇠 같은 걸 먼저 찾아야겠지? 어디에 있으려나? (사무 책상을 먼저 살펴본다.)
비서실 답게 책상 위조차 어지러이 두지 않겠다는 철저함이 돋보일 정도로 깔끔한 책상입니다.
이 결벽적인 깔끔함이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지만요.
안나:
관찰력
기준치:
65 /32 /13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역시나, 지나친 건 뭐든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합니다.
책상 한 쪽에 쌓인 종이들 중 유난히 글씨가 난잡하고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하지만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애초에 언어이기는 한 건지 당최 알아볼 수 없는 이상한 문자열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 유일하게 알아볼 수 있는 문장은 단 하나,
종이: 「본사 인원의 85% 숙주화 완료. 언어 습득 완료. 다수의 흥미로운 지식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
안나:
지능
기준치:
60 /30 /12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숙주화...?
그러니까… 이 회사 직원들을 '껍데기'삼아 다른 무언가가 들어가 있다는 소리로밖에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순간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입구에서의 청소부와의 대화, 직원들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시감이 느껴졌다던…
안나:
SAN Roll
기준치:
60 /30 /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 수상한 회사를 얼른 해결하고 탈출하는게 좋겠습니다.
안나: 으으음... 뭔가 이 문제는 언론에 제보한다고 해결될 것 같지도 않은데... (뒤적뒤적 협탁도 뒤져본다.)
화분 하나와 전화기가 놓여 있는 목재 협탁입니다.
안나:
관찰력
기준치:
65 /32 /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세히 보니 전화기의 숫자 버튼 중 0, 1, 2, 5 네 개만이 묘하게 색이 달라 보입니다.
수화기에는 「음성안내용 전화기」라는 라벨이 붙어 있습니다.
안나: 한 번 들어볼까...? (고민하다가 수화기를 들어서 귀에 대본다.)
안나: 어... 0125를 눌러볼까 일단...? (차례대로 꾹꾹꾹꾹 눌러본다.)
충분한 숙주의 확보 및 탐사 완료. 귀환 요청 시 철수 후 숙주의 정신을 되돌려놓을 예정.
정체 발각/그 외 기타 비상 사태 발생. 비상 요청 시 지원 파견 예정.
임무 상황 및 성과 부진. 이전 시간대로 되돌아가 임무 재시도 예정.
코드 입력 오류. 단 1회에 한하여 코드 재입력 가능.
안나: 뭐... 뭐라는 거야... (당황...)
(일단 수화기를 내려놓고 금고 쪽으로 간다.) 금고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었는데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것 같으니 일단 금고를 살펴봐야겠다...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정도의 크기인 작은 금고입니다.
다이얼을 돌려 네 자리 숫자를 맞추는 형식의 잠금이 걸려 있네요.
안나:
관찰력
기준치:
65 /32 /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숫자형 금고도 열쇠형 금고랑 비슷하지 않겠어요!
로잘린드에서 친구들과 갈고닦은 실력을 뽐낼 차례입니다.
안나:
열쇠공
기준치:
21 /10 /4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조금 뒤, 끼이익... 소리와 함께 금고의 문이 열리네요.
금고를 열면, 안에는
<제 4자료실> 이라는 태그가 붙어있는 열쇠가 들어 있습니다.
안나: (장갑 끼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열쇠를 꺼내 챙긴다.)
세라피나: (금고 봄... 안나 봄...) 앞으로 안 대들게.
안나: 히, 힘으로 연 거 아니거든?! 오해하지 말아줘~!
그보다 나 자료실 열쇠 찾은 것 같은데, 바로 자료실로 가볼까? 아니면 더 가까운 직원 휴게실을 먼저 가볼까? 세나가 골라줘!
세라피나: 힘이 아니면 뭘로 부순건데..? (안나 봄... 안 봄...) 휴게실로 가자. 1층인데 3층부터 가면 힘들 것 같아.
안나: 단순한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사랑의 힘으로 부순 거지♥ (윙크를 해보이고는) 좋아, 그럼 휴게실부터 가자! (다시 손잡고 앞으로 전진!)
2층으로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직원 휴게실입니다.
비치 되어있는 디퓨저 때문인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겨오는군요.
그래도 제대로 휴게실을 조성하긴 했는지 꽤 질 좋아보이는 휴식용 침대가 여러 개 있습니다.
지나가던 직원1: 저기서 방금 무슨 소리가 들렸어!
하는 소리와 함께, 빠르게 이쪽으로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안나: ...!!! 세나, 얼른 침대로 가서 숨자!
침대로 달려가보았지만, 덮을 거라곤 작은 담요밖에 없고 침대 아래도 막혀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들켜버릴 것 같은 상황에, 정신 없는 당신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숨어서 이런 저런 짓을 하는 사내 커플처럼 보이면…
적당히, 직원들을 등지고 뽀뽀하는 시늉만 해도 당신의 얼굴은 보이지 않을 겁니다.
안나: 장르를 스파이 오피스 로맨스에서
19금 스파이 오피스 로맨스로 변경한다!!! (일단 냅다 당신을 침대 위로 넘어뜨리고 덮치는(?) 시늉을 한다.)
세라피나: (침대 위로 넘어지며 꺄아악 비명을 지르며) 갑자기?!?!! 회사에서 19금??? 너 이거 애들이 알면 100년 놀림감이야!!
지나가던 직원1: 앗, 아니 하이고 허참거참 죄삼다 할일마저하십쇼!!!!
지나가던 직원1: 아니 글쎄, 저 안에서 두 사람이…
뒷담을 마지막 장식으로 하며 발걸음 소리가 멀어집니다.
안나: (토끼옷 입고 있는데 이게 통하네? 웃기는 사람들이야...)
안나: (픽 웃고는 덮친(?) 자세로 당신을 내려다보다가) 이렇게 된 김에 겸사겸사 뽀뽀도 할까?
세라피나: 우리 분명 같이 자랐는데 이런건 어디서 배워온거야?! (눈을 가늘게 떴다가도 못이기는 척 짧게 뽀뽀해주고 일어나며) 가자, 마저 봐야지.
안나: 두근두근 탐정부에서 이런 내용의 만화를 보며 학습한 것 같기도...
세라피나: 너네 학교에서 그런걸 봤던거야?! (충격받은 표정!)
안나: 흠흠... (일어나서 머리에 쓴 탈을 대충 고쳐 쓰고는) 뭔가, 내 감이 말하는데, 이 디퓨저가 수상하단 말이야? 이 디퓨저의 냄새를 지속적으로 맡으면 숙주화? 인가 뭔가 하는 게 진행되거나 하는 거 아닐까?! (코와 입을 막고 디퓨저를 살펴본다.)
세라피나: 그런게 됐으면 나도 숙주화? 가? 되지 않았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다 와아아앙 소리를 내며 안나에게 매달립니다.) 와아앙 나는 괴물이다~
일반적인 디퓨저 병에 비해 용액이 꽤 많이 들어 있군요.
안나: (귀엽다... 확 잡아 먹어 버릴라(?))
(다시 디퓨저에 집중하며) 음... 한 번 버려볼까?
세라피나: 아까 카드에 라벤더 뭐시기라고 적혀있지 않았어? 그거 담궈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여전히 대롱대롱 매달려있음!)
안나: ...!!! 역시 울 세나는 천재야! (보상?으로 볼에 냅다 뽀뽀를 해준 뒤 카드 위에 디퓨저 용액을 그냥 부어버린다.)
세라피나: (뽀뽀 받아서 기분 좋아짐! 히히히)
단출한 영어 단어 하나만 쓰여 있던 카드의 뒷면에 스르르 글자가 떠오릅니다.
세라피나: (여전히 매달려서 구경중...) 이게 뭐람!
안나: 으음...? 으음??? 갑자기 웬 색깔놀이...?
(일단 다시 카드 챙긴 뒤 일어난다.) 침대도 한 번 살펴볼까나... 아니면 조금 쉴까? (괜히 당신 쪽으로 윙크 해보이며)
세라피나: 아까 수화기 번호랑 똑같지 않아? (곰곰히 생각하다...) 너 진짜 학창시절에 그런거 보고 자란거야?!
이... 이... 이.... 친구들이니까 파렴치라고 하긴 좀 그렇고 아무튼 바보들 !
베개에 뒤통수를 대기만 해도 천상의 꿈을 꿀 수 있을 것만 같은 재질의 침대로군요!
어라, 그런데 침대 한 구석에 얌전히 놓여있는 저건…
안나: 바보라니! 보건실 침대 위에서 키스하는 장면 정도만 봤을 뿐이라고~ (억울! 게다가 다른 애들은 안 봤는데! 머쓱!)
일단 이럴 때가 아니야! 저기 뭔가 있는 것 같다구! (침대 구석을 가리키며 다시 놓여있는 무언가를 본다!)
아깐 정신이 없어서 못봤던 게 침대 위에 놓여있습니다.
이내 당신이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빛처럼 빠르게 뻗어진 손이 인형을 잡아챕니다.
순식간에 지나가서 누구의 팔인지 보이지도 않았…다고 해주고 싶어도, 지금 이곳에는 당신과 세라피나밖에 없는 걸요.
안나: 음? 뭐야? 설마 이거 세나 인형이야? (다시 화제 전환!)
세라피나: 애들한테 연락해서 안나가 그런거 보고 다녔다고 이를거야! (인형 꼭 안음!)
안나: 아니아니 그보다 그거 세나 인형이냐니까~? (가까이 다가가서 인형 살펴본다.)
세라피나: 꺄아악!! (인형 꾸깃꾸깃 숨겨봄!)
하여간 귀엽다니까, 내 허니달링~!
(와락 껴안고 볼에 마구 뽀뽀해준다.)
세라피나: 너 밖에서도 허니달링이라고 하고 다녀?! (뽀뽀는 피하지 않음!)
자, 그럼 다 봤으니 마지막 남은 자료실로 가볼까요?
안나: 헤헤, 뭐 어때? 어차피 내 허니달링 맞잖아. (으쓱해보이고는 다시 당신 손 잡았다.) 자, 그럼 다시 전진해볼까? 자료실로~!
세라피나: 부끄러우니까 그렇지! (인형 꾸깃꾸깃 꼭 안고 자료실로 향합니다.)
3층은 통째로 자료실, 열람실 같은 곳으로만 이루어져있는 듯,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도서관에서 흔히 맡을 수 있을 법한 책 냄새와 간간히 들려오는 컴퓨터 타자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계단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자료실은, 제 4자료실이군요.
안나: 훗 하지만, 나에겐 열쇠가 있지! (금고에서 얻은 열쇠를 사용해본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에는 마치 큰 서가를 연상케 할 법한 여러 개의 거대한 책장들이 늘어서있습니다.
물씬 풍기는 책 냄새와 그 사이에 간간히 섞여든 잉크 냄새가 퍽 기분 좋...았는데,
지나가던 직원1: 기다려봐, 지금 가는 중이니까.
하고 누군가와 통화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이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던 당신의 시야에, 휴식용인 듯 한 구석에 자리한 침대가 보입니다.
아주 넓고 이불도 두꺼워 두 사람이 딱 붙어 숨으면 어느 정도 티가 안 날 것 같은 침대가.
물론 숨결이 닿을 만큼 아주아주 찰싹 달라붙어 있어야겠지만요.
안나: ...!!! 어쩔 수 없지. 다시 한 번 장르 변경을!!! 가보자고
19금 스파이 오피스 로맨스!!! (다시 냅다 당신을 침대 위로 넘어뜨린다. 이번에는 덮치지는 않고 자신도 침대에 들어간 뒤 이불을 끌어올려 덮어쓰고 그 안에서 당신을 꽉 끌어안는다.)
세라피나: 아까보다 19금은 아닌데? 17금으로 변경하자. (꼬오옥 안겨서 소곤소곤!)
안나: 그치만 말이야... 다 큰 성인 여성이 둘이서! 한 침대에서! 이렇게 끌어안고! 속삭이는 것부터 뭔가... 그런 거(?)라구! (겸사겸사 뽀뽀도 해준다.)
세라피나: 하긴... 들키면 19금이라 생각하긴 하겠다. (받은 뽀뽀 돌려줌!! 히히)
그렇게 두 사람이 꼬옥~ 붙어있으면 직원이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지나가던 직원1: 음... 아무도 없는 것 같기는 한데.
좀 기다려봐. 워낙 커서 둘러봐야겠어.
안나: (별 수 없나, 그 방법을 쓰는 수밖에는...)
앗, 허니달링~ 간지러워~
(꺄르르 웃는 것도 잊지 않고 해준다.)
이걸 어째야하나, 동동 구르는 거 같던 발걸음이 결국 밖을 향합니다.
지나가던 직원1: 아냐... 안 뒤져볼래. 더 뒤져봤다가는 내가 이 회사에 트라우마가 남을 것 같아....
그런 통화를 하는 목소리와 함께 멀어지는 발걸음.
안나: 휴... 이 왕대두 토끼 머리는 두 번 보면 수상하다는 걸 들킬 수밖에 없으니 이 방법밖에는 없었어~ (몸을 일으키며 식은땀을 닦는다.)
세라피나: 왕대두 토끼머리... (안나 토끼탈 봄... 안 봄....) 그래도 얼굴이 안 팔려서 다행이다. 얼굴이 팔렸으면 쪽팔려서 죽어버리고 말았을거야... (추욱 늘어지며...)
안나: 에잉, 뭐 죽기까지... 회사야 때려치면 그만이지! (은근슬쩍 사심 어필!)
세라피나: 지금도 딱히 제대로 다니는건 아닌데두... (터덜터덜...)
자, 낡아진 세라피나는 가만히 두고 문제도 해결되었으니 마저 살펴볼까요?
방해꾼이 사라져 물씬 풍기는 책 냄새와 그 사이에 간간히 섞여든 잉크 냄새가 퍽 기분 좋습니다.
자료를 바로바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해놓은 듯한 책상이 보입니다.
자료실 책상이 이렇게 더러워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온갖 낙서들로 가득한 책상입니다.
심지어 평범하게 그린 것도 아니고, 조각하듯 칼로 여러 선을 이어놓았군요.
마치 얼기설기 얽힌 미로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입니다.
안나:
관찰력
기준치:
65 /32 /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세라피나: (비틀거리는 안나 잡아주고 같이 미로를 내려다봅니다.) 근데, 이거 진짜 미로면 양 끝에서 따라가면 길 찾을 수 있는 거 아닐까?
안나: 난 보기만 해도 어지러운데 세나는 출구 알겠어? 뭐 어디서 주워듣기로는 오른쪽 벽만 계속 짚으면서 가면 언젠가는 출구에 도달한다고는 하던데.
세라피나: 음... 저기 양쪽 끝에 입구같은게 있으니까, 일단 해볼까?
세라피나의 말을 듣고보니 책상의 양쪽 끝에 미로의 입구마냥 선이 시작되는 깊은 홈이 있습니다.
혼자 하는 것보단 둘이 하는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안나: 그럼 서로 반대편에서 한 번 움직여보자~ (후다닥 자리 잡고 손가락 넣어본다.)
몇 번이나 손이 꼬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뻔했지만,
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당신과 세라피나의 손가락이 맞닿았습니다.
나직히 울리는 세라피나의 말대로, 끝내 만들어진 건 하트 모양입니다.
아, 이 상태로 사랑을 나누라는 건가? 뽀뽀라도 할까?
세라피나: 뽀뽀...? (아무도 없는지 휙휙 돌아보다 살짝 뽀뽀 해줍니다.)
...아무 일도 없는데?
안나: (사심을 채우고는) 아이고, 이 방법이 아니었나 봐~ 일단 그럼 책장 쪽을 먼저 살펴보자! (아무렇지 않게 책장 쪽으로 간다.)
세라피나: (뽀뽀보다 더한걸 해야하나... 생각하며 얌전히 따라간다!)
아무리 규칙에 의해 반듯이 정렬된 책장이라고는 해도, 이 방대한 자료를 골라내는 것만 해도 오래 걸릴 테니까요.
안나:
자료조사
기준치:
68 /34 /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열심히 책장을 뒤적거리던 당신은 자료들로만 가득한 책장에 어울리지 않는 다이어리 하나를 발견합니다.
안나: 호오라... 문양은 하트이고 코드는 아까 그 카드에 적힌 건가보구만?
마지막 문장은 채 끝맺어지지 못하고 어지러이 휘갈겨져 있습니다.
누군가가 사람의 몸을 차지하고, 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고,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게.
순간적으로, 어쩌면 세라피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되어버렸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엄습합니다.
안나:
SAN Roll
기준치:
60 /30 /12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당신 빠안히 쳐다본다)
안나: 아니, 그냥... 혹시 세나 너도 숙주화되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하는 생각? 하지만 그건 아닐 거야. 그렇지?
세라피나: 주위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이상하게 변했댔는데, 오늘 내가 그렇게 이상해...? (옷 내려다봄... 거울도 한 번 봐봄...) 모델처럼 입고있어서 그래?!
억울하다... 안나 먹여살리려고 일(한건 아니지만 심심해서가 더 컸지만 아무튼)했는데... 이게 바로 소외된 가장...? (어깨를 추욱 늘어트림...)
안나: ...! 허니달링여보야~ 내가 그런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건 잘 알잖아~ 삐친 건 아니지? 응?
세라피나: 나는... 소외된 가장... (터덜터덜...) 앞으로는 이런 옷 안 입을게... (머리 리폰 푸르고... 핀도 잡아 뺌...)
안나: 아니 예쁜데 왜 그래~!! (다시 리본도 묶어주고 핀도 해준다.) 너무너무 예쁜데 여기가 이상한 곳이니까 걱정되어서 그러는 거지!!! 응? 응?
뽀뽀해줄테니까 진정해! 화 풀어~!!! (뽀뽀 마구마구해준다.)
세라피나: 흥... 흥... (뽀뽀해줘서 기분 풀림...) 일단 빨리 해결하러 가자. 하트가 작동 문양같긴 해. 1층에서 본 기계에 누르면 되는건가봐.
이제 정말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시 그 이상한 기계로 돌아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만 한다면요!
안나: (휴...) 좋아, 그럼 가볼까! (손 잡고 원래 있던 탕비실로 향한다!)
여느 회사의 것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탕비실입니다.
커피 머신과 커피 포트, 쉴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 그리고 그 옆에……
안나: 자, 그럼 어디 조작을 해보실까나~ (기계를 살펴본다!)
기계를 자세히 살펴보니 수많은 문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수많은 문양들 중 하트를 찾아 누르자, 기계가 묵직한 진동음을 내며 위 쪽에 있는 보석에서 붉은 빛이 퍼져나갑니다.
곧 홀로그램 같은 화면이 뜨더니, 그 위로 초록색, 빨간색, 파란색, 흰색의 버튼 네 개가 투영됩니다.
직감적으로, 지금 이 선택이 마지막의 마지막의, 진짜 마지막 관문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안나: 음... 귀환을 누르면 임무가 달성되었다고 생각하고 녀석들이 돌아가는 거겠지?
세라피나: 그렇겠지? (옆에서 고개 끄덕끄덕!)
홀로그램 화면을 차지하고 있던 버튼들이 사라지고 CODE 0라는 글자가 눈앞을 가득 채웁니다.
일순간 회사 건물 전체가 미약한 지진이라도 난 것 마냥 부르르 흔들리더니, 다시 기계의 전원이 툭 꺼집니다.
…무슨 변화가 있는 거지? 하고 생각한 순간,
직원 1: 으악 이게 뭐야! 파일을 다 날렸잖아!
순식간에 온갖 비명들과 혼란스러움으로 바깥이 잔뜩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에게 빙의해 멋대로 몸을 빼앗았던 녀석들이 회사 업무까지 착실히 해주었을 리는 없을 테니, 그동안 몸을 빼앗겼던 사람들이 원래대로 돌아온다면, 그 뒷감당은 고스란히 그들의 몫이겠죠.
여태껏 착실하게 업무에 치여왔던 세라피나가 드디어 해방되는 순간이다!
바깥에서 울리는 고통에 찬 절망들을 BGM 삼아 당신들은 유유히 회사를 빠져나갑니다.
비록 100% 완벽하고 완전한 오피스 로맨스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편의 오피스 로맨스물을 찍었으니, 다음 편을 찍으러 가야겠죠.
어쨌든, 당신은 멋지게 세라피나를 구해냈습니다!
비밀번호: 20230801#